저녁에 언니네 들렀다가 언니가 준 무와, 대파를 얻어왔다.
무와 대파조합이라면 생각할 것도 없이 생채를 만들면되는데, 연달아 서너번 이미 무생채를 해준터라 이번에는 처음해보는 깍두기에 도전하게 되었다. 무생채 채썰기보다 깍두기 깍뚝썰기가 훨씬 쉽기도 하고!
아이작은 신김치는 비각이라고 했다.
비각? 문득 '비각' 이라는 단어를 온라인카지노에 옮기려다 낯설기 그지없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다른말로 바꾸어쓸까, 잠깐 생각했는데 처음 떠오른 단어 그대로 쓰기로 했다. 쿨쿨 자고 있는 아이작은 비각, 이 무슨 뜻인지 모를테지만 엄마로부터 비각, 이라는 말을 자주 듣고 자란나는 저 단어를 자주 쓰곤 했다. 슬롯에서 만난 사람들이 이 단어를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비각은 전라도 사투리인가보다 생각했다. 서울 친구들이 처음 듣는다는 반응을 보인 단어는 대부분 전라도 사투리가 틀림없었다.
목포가 고향인 엄마는 뭐가 사투리이고 표준어인지 잘 구분하지 못했었다. 엄마 이거 사투리야? 물으면, 사투리인가? 하는 식이었다.
어쨌거나 오늘도 서두가 길었지만, 신김치는 비각인 우리 아이작님을 위해서 오늘밤 깍두기를 만들어보았다. 이전에 만든 <노각무침> 때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모든 필요한 양념들을 모두 다 꺼내 테이블위에 준비해두었다. 노각무침할때의 실수란, 각종 양념들을 꺼내놓지 않고 그때그때 생각나는 것을 넣다보니 중요한 마늘도 빼먹고, 깨뿌리는것도 까먹어서 다 닫은 김치통을 열고 다시 마늘을 투하해서, 벗어둔 위생장갑을 힘겹게 다시 집어들고 마늘넣고 다시 노각무침을 무쳤던 사건을 말한다.
두번실수는 용납할수가 없기에 이번에는 철저히(?) 준비해보았다.
언니가 준 대파, 무, 내가 산 적양파, 다진마늘, 엄마가 준 고춧가루, 꿀, 깨, 일전에 강화도에 갔다가 사온 새우젓, 멸치액젓 그리고 <깍두기 10분만에 담그는 법>이 담긴 쇼츠!
쇼츠에는 참으로 다양한 깍두기 담그는 방법이 있었지만 내 눈길을 사로잡은건 <십분만에 깍두기 담그는 방법>을 안내해준 영상이었다. 어떤 쇼츠에선 한시간이나 무를 소금물에 재어 놓아야한다고 했는데 안달복달 제니퍼씨가 한시간을 기다릴리 만무했고, 가장 속성으로 안내해주는 유튜버를 찾아서 즐겁게 요리했다.
마지막 양념 투하타임에는 아이작의 도움을 받았다.
어차피 아이작이 먹을거라 그에 맞는 간을 맞추기 위해 맛보기를 권했으나 정작 돌아오는 답변은 본인은 맛을 구별할수없으니, 늘 잘해왔던대로 내가 알아서 하라는 것. 그래서 결국 <내맘대로 레시피>대로 계량없이 양념을 대충 넣고 대충 무를 썰고 파를 넣어서 깍두기를 완성했다.
그 맛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냉장고에 넣지말고 상온에 둔 채로 잠을 잘 생각이다.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신김치가 비각인 아이작에게 유일한 반찬이 되어주길!
오늘의 <십분만에 깍두기만들기> 기록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