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갚은 까치 — 살아남은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할까

오래된 이야기 속에서 다시 만나는 인간의 삶 92

by호시우행

옛이야기 「은혜 갚은 까치」에서 산길을 가던 선비는 구렁이에게 잡아먹힐 위기에 놓인 까치 새끼들을 발견한다. 선비는 활을 쏘아 구렁이를 죽이고 새끼들을 구해 준다. 날이 저물어 외딴집에 묵게 된 선비 앞에 죽은 구렁이의 짝이 나타난다. 구렁이는 날이 밝기 전에 절의 종이 세 번 울리면 선비를 살려 주겠다고 한다. 깊은 밤에 종을 칠 사람은 없었지만, 새벽이 오기 전에 종소리가 세 번 울린다. 선비는 목숨을 건지고 종 아래에서 머리를 부딪쳐 죽은 까치를 발견한다. 선비가 구해 준 새끼들의 어미가 자신의 목숨으로 은혜를 갚은 것이다. 이 이야기는 여러 형태로 전해지지만, 까치의 희생으로 선비가 살아남는 결말은 널리 알려져 있다.


날이 밝자 선비는 종 아래에 놓인 까치를 바라본다. 밤새 두려움에 떨었던 몸에는 아직 힘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까치를 손에 들어 올린다. 깃털은 흐트러져 있고 작은 몸은 움직이지 않는다. 선비는 가까운 나무 아래에 구덩이를 파고 까치를 묻는다. 흙을 덮은 뒤에도 한동안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한다. 자신을 살린 생명에게 이제 아무것도 물어볼 수 없다는 사실이 비로소 선비 앞에 놓인다.


산길을 내려가던 선비는 전날 까치 새끼들을 구했던 곳에 이른다. 구렁이가 있던 자리에는 풀과 돌이 남아 있다. 나뭇가지 사이로 둥지가 보이지만 안에 무엇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선비는 둥지 가까이 다가가려다가 걸음을 멈춘다. 어미가 죽었다면 새끼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자신이 구해 준 새끼들이 아직 살아 있다면 누가 먹이를 가져다줄까. 선비는 그날 새끼들을 구한 일이 끝난 일이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그는 둥지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무에 올라가 새끼들을 꺼내는 일이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다. 사람이 가까이 가는 동안 새끼들이 다칠 수도 있다. 둥지에 다른 어미 새가 드나드는지 살펴보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선비에게는 새를 기르는 방법에 관한 지식도 충분하지 않다.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마음이 앞서더라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가려야 한다. 생명을 구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생명을 잘 돌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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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과 농업, 지역의 삶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익숙한 먹거리를 따라가다 보면 인간의 문명과 감정, 공동체의 역사가 보인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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