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은 양의 비유 — 돌아온 양은 어디에서 살아갈까

오래된 이야기 속에서 다시 만나는 인간의 삶 91

by호시우행

예수는 양 백 마리를 가진 사람이 그 가운데 한 마리를 잃어버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목자는 아흔아홉 마리를 광야에 두고 잃어버린 한 마리를 찾아 나섰다. 양을 찾을 때까지 돌아다니던 목자는 마침내 그 양을 발견했다. 그는 기뻐하며 양을 어깨에 메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해서는 친구와 이웃을 불러 잃었던 양을 찾았으니 함께 기뻐하자고 말했다. 예수는 죄인 한 사람이 회개할 때 하늘에서 일어나는 기쁨을 이 이야기에 빗대어 말씀하셨다.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이 비유는 목자가 이웃들과 기쁨을 나누는 장면에서 끝난다.


이웃들이 돌아가고 집 안이 조용해진 뒤에도 목자에게는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 되찾은 양에게 먹을 것을 주어야 하고, 몸에 다친 곳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양이 무리를 떠나 있는 동안 제대로 먹지 못했을 수도 있다. 험한 곳을 지나다 다리를 다쳤을 가능성도 있다. 비유는 양이 어떤 상태로 발견되었는지 말해 주지 않는다. 다만 살아 돌아온 양이 다음 날에도 살아가려면 먹고 쉬고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다음 날 아침, 목자가 양 떼를 이끌고 풀밭으로 나가는 모습을 생각해 본다. 어제 돌아온 양도 다른 양들과 함께 길을 나선다. 목자는 양들의 걸음을 살피며 먹을 풀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그런데 한 마리가 무리에서 조금 뒤처진다. 목자는 그 양이 어제 잃어버렸던 양인지 확인한다. 다시 길을 잃을까 걱정될 수도 있지만, 뒤처졌다는 사실만으로 그 까닭을 알 수는 없다.


양은 무리를 지어 살아가는 동물이다. 그러나 모든 양이 언제나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어린 양과 다 자란 양의 걸음이 다를 수 있다. 몸이 불편한 양은 다른 양들을 따라가기 어려울 수도 있다. 풀을 뜯는 동안 무리에서 조금 떨어지는 양도 생긴다. 목자가 양 떼를 돌보려면 앞서가는 양뿐 아니라 뒤에 남은 양도 살펴야 한다. 어제 한 마리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이 오늘의 모든 움직임을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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