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을 폐업하고 벌써 3주가 지났다.
나는 요즘 하루에 운동을 두 번씩 한다. 새벽에 일어나서 5km 러닝을 하고, 오후에는 헬스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요즘같이 습하고 더운 날씨에 운동을 하면 땀으로 샤워를 한다. 몸은 힘들지만 한바탕 땀을 쏟아내고 나면 몸도 마음도 개운하다. 몸이 힘들어야 영혼이 맑아진다는 어느 격투가의 말이 떠오른다.
이상하게 요즘 마음이 고요하고 평온하다. 편의점 계약을 1년여 정도 앞두고 이제 편의점을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편의점 종료를 앞둔 그 1년이란 시간이 나는 가장 불안하고 걱정됐다.
"이제 추석이 얼마 안 남았네. 추석이 지나고 나면 편의점 폐업까지 8개월 밖에 안 남아..."
"이제 곧 크리스마스네. 이번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5개월 밖에 안 남네... 나 이제 뭐 하지?"
"벌써 3월이구나... 이제 2개월 남았네... 나 어떡하지?"
"이제 한 달 남았구나... 잘 정리하자"
폐업을 하기 전부터 나는 온갖 걱정에 시달렸다. 그리고 편의점 이후에 부정적인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시간이 다가올수록 내가 상상한 불안한 미래는 오지 않았다. 어제와 오늘이 크게 다르지 않다. 하루아침에 인생이 바뀌는 게 쉬운 일은 아닌가 보다.
지금은 운동도 하고, 도서관에서 바카라도 보면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편의점 이후의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요즘 취업 시장도 어렵다는데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사실 지금 내 마음의 상태가 고요한 상태인 건지, 그냥 멍~ 한 건지 잘 모르겠다.
고요하다고는 하지만 주변 지인들의 행보와 현재 나의 상태를 보면 불안하고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 젊은 나이인데 이렇게 있는 게 맞나 모르겠다.
부모님은 당분간 마음 편히 쉬라고는 말씀하시지만, 표정에서는 수많은 걱정을 숨기고 있는 게 느껴진다.
7년 간 운영했던 편의점을 정리하고, 이제 다른 삶을 살아보려고 한다.
7년 동안 편의점으로 봤던 세상은 따뜻하지만 차갑고, 불친절 하지만 배려심 넘치고, 열정적이지만 무기력 한 세상이었다. 나는 편의점으로 나란 사람을 본 것이다.
같은 건물에 계신 환경미화 이모님들 반장님들께 따뜻한 마음을 건네면서도
가끔 마음에 들지 않는 손님이 있으면 차갑게 대했다.
심기가 불편한 행동을 하는 손님에게는 차가우면서도
알바들에게는 배려심 넘치는 점장이었다.
열정적으로 상품도 기획하며 열심히 했지만
마지막엔 모든 걸 놔버리고 무기력했다.
나는 항상 나의 좋은 소리만 듣고 싶고, 나는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는데
그건 나만의 큰 착각이었다. 나의 바닥을 많이 들여다본 시간이었다.
지금 당장은 바닥에서 많이 올라와야 될 것 같다.
잘하고 싶었는데 잘하지 못해 나 자신에게 미안하다. 그리고 믿어주신 부모님께도 죄송하다.
7년의 시간이 꿈 같이 느껴진다. 다시 꾼다면 생생하게 기억나겠지만, 3주밖에 안 지났는데
벌써 기억이 잘 안 난다. 어쩌면 잊고 싶은 기억인지도 모른다.
이제 나의 다음 행보가 어떻게 될지 나는 궁금하고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