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의 여정 종료

by김민규

2019년 5월 24일에 오픈을 시작으로 2026년 6월 24일, 7년 만에 편의점 운영은 종료가 됐다.

불행 중 다행으로 양도자가 빨리 구해졌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폐업절차를 밟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다.

만약 폐업을 했다면 인테리어 철거도 해야 되고, 최대한 재고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 3개월 전부터 재고정리도 했을 것이다. 다행히 양도자가 구해져서 양도직전까지 정상영업을 할 수 있었고, 불필요한 폐업비용이 나가지 않았다.


편의점 오픈 과정은 복잡했으나 양도과정은 단순했다. 편의점 오픈 시에는 본사교육이며, 여러 가지 서류작성이며 할 것이 많았다. 반면 양도는 두 시간에 걸친 재고조사가 끝이었다. 7년간 운영했던 밤낮으로 운영했던 편의점이 두 시간 만에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다. 오전 7시에 출근을 해서 나는 오전 9시에 퇴근을 했다.


시원섭섭한 감정이 들 것 같았는데, 그냥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오전 9시에 편의점 밖 세상을 처음 마주했다. 오히려 그것이 더 신기했다. '이 시간에 사람들이 이렇게 움직이고 있었구나...'

배가 고팠다. 나는 편의점에서 나오자마자 뼈해장국을 한 그릇 먹었다. 편의점 근처에서 밥을 먹어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7년 동안 이 동네에서 일을 했지만, 처음 와본 동네처럼 모든 것이 낯설었다.


나는 죄라도 지은 사람처럼 모자를 푹 눌러썼다. 잠시 편의점 근처를 돌아다녔다. 우리 편의점에 자주 오시는 손님들이 많이 보였다. 편의점 손님들에게 그리고 근처 상인분들에게 주인이 바뀐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 손님들에게도 주변 상인분들에게도 살가운 사람은 아니었으므로 그런 말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래서 더더욱 도망치듯 편의점을 나왔고, 편의점을 나와서도 모자를 푹 눌러쓰고 죄인의 마음으로 거리를 서성거릴 수밖에 없었다.


처음 편의점을 오픈할 때, 부푼 희망과 설렘을 가지고 시작을 했다. 오픈하고 몇 년 동안은 나름 열심히 운영했던 것 같다. 이것저것 기획상품도 많이 만들었고, 손님들과 가벼운 대화도 하며 잘 지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나는 변해버렸다. 모든 것을 놔버렸다. 사람들과 말도 섞기 싫었고, 상품에 대한 애정도 떨어졌다. 알바가 오기만을 기다렸고, 알바가 오면 집에 가기 바빴다. 편의점을 더 운영할 수 있는 상황에 있었으나, 내 몸과 마음이 더 이상 편의점을 운영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여기서 조금만 더 나아가면 정말 큰일이 날 것만 같았다. 그래서 어떠한 준비도 없이 편의점을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그간 보고 느낀 것들을 글로 남기고 싶었다. 그래서 "편의점으로 보는 세상"이라는 연재를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그냥 편의점에 갇히고 말았다. 편의점에 갇혀 버리면서 마음의 문을 정말 닫았고, 나는 더 이상으로 편의점으로는 그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그렇게 편의점에 갇혀버린 채 7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편의점은 끝이 났다.


편의점이 종료되고 3주가 지났다. 3주 사이에 가족이랑 여행도 다녀왔고, 양도 후에 처리해야 될 개인적인 일들도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됐다. 편의점 안에 있을 때는 그렇게 시간이 안 가더니, 밖에 나오니까 시간이 왜 이리 빨리 가는지 모르겠다. 이제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는 두려움은 있는데, 예전처럼 쫓기는 마음은 없다. 거울을 보면 얼굴이 좋아졌다는 생각도 든다. 조금 더 빨리 정리를 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나저나 이제 나는 무엇을 해야 될까...

화, 목,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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