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이지만 일하고 싶다.

공황이란 놈

by필력

아주 걸리적거렸는데 말이다.


공황이란 놈 말이다.


시시때때로 예상치 못하게 지속적으로 나를 괴롭힌다.


어느 때는 하루 종일 식은땀이 흐르고, 심호흡을 후후 내뱉으며, 쿵쾅거리는 심장을 어쩌지 못해 하루 종일 침대에서 자고 일어나고 자고 일어났더랬다.


그랬는데 말이다.


평온해도 쿵쾅, 잠시만 불안해도 쿵쾅, 애들이 조금만 신경 쓰게 해도 쿵쾅, 마치 심장 부정맥에 걸린 사람처럼 호흡이 가쁘고 힘들다.


그 상태로 애들 밥을 차리고, 집안일을 하고, 남편을 맞이한다.


딱히 죽지는 않으니 거슬리는 호흡을 무시하고 딱 할 일만 하고 침대로 직행이다.


침대에서는 마치 고통에 신음하는 사람처럼 혼자 괴로워한다.


이렇게 하루 이틀 살다 보니 말이다.


정말 나는 이렇게 계속 살아야 되나 자괴감이 든다.


당연히 글쓰기나, 창작, 공부에 집중이 안된다. 당연히 누구를 만나는것도 포기하게 된다. 좀 멀쩡할때 집안일을 해 놓아야되니 말이다. 그런날이 길어질수록 그저 살아있는 좀비가 된 느낌이다.


일상생활을 못하게 되니 당연히 정신과 약과의 동행도 시작하였다.

그런데 그 약이라는 것도 한 곳이 괜찮아지면 다른 점이 불편하고, 그래서 약을 바꾸면 다른 새로운 불편함이 생기니, 안 먹을 수도 또는 먹어서 좋을 수도 없는 상태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이 공황이란 놈의 허점(?)을 발견하였다.


호흡만 가빠질 뿐 죽지는 않는다는 것. 죽을것 같은 수렁에 빠진것 같이 힘든데 어느순간 지나온 다는것, 희한하게 무언가 육체노동에 몰두하는 그 순간에는 증상이 없더라는 것이다.


그것이 운동일수도 있고, 단순노동일 수도 있다.


나는 원래 육체노동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잘하지도 못하고, 재주도 없고, 여태 그쪽 분야 일을 해보지 않았다.


그런데 작년 슬롯복지 실습 때 어르신들을 돌보는 곳에서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고 퇴근시간까지 몰두했던 기억이 났다.


어쩌면 그 '몰입'이 공황 증상을 잊어버리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 된 것 같은 자괴감이 클 때 나는 강렬히 일을 하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가장 최악의 컨디션 상태에서, 나는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을 강렬히 저항하고 싶은 마음인 것이다.


나는 매일매일 워크넷을 들여다보고, 교육지원청, 시청 사이트를 매일 들락거리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본다. 그렇게 몇 개월째 찾아보고 이력서를 내보지만 딱히 연결되지 않았다.


사실 어디 붙어도 문제인 것이다.


얼마나 그 일을 지속할 수 있을지도 모르면서 합격해도 문제인 것이다.


며칠, 몇 주 일하다가 급 퇴사를 하거나 엉망인 몸 상태로 그곳을 '추노'하게 되면 그런 민폐가 없을 것이다.


일하고 싶지만 일을 지속하지 못할까 봐 두려운 마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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