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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by재인

가족은 때로 떨어져 있어야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전국체전을 마친 둘째 딸아이가 2주일간의 달콤한 휴가를 얻어

집에서 등교하게 되었다.

평소라면 주말이나 돼야 얼굴을 보는 아이였는데,

아침저녁으로 집안에 아이의 온기와 온갖 짐들이 들이닥쳤다.

자연스레 온 가족이 한 공간에 머무는 시간이 대폭 늘어났다.


일주일에 단 하루,

잠깐 다녀갈 때는

함께 살고 계신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그리고 딸은

서로를 향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듯 애달파했었다.

그러나 일상이 겹치고 시간이 길어지자,

공간의 밀도만큼이나 미묘한 마찰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피곤함에 젖어 퉁명스럽게 말을 던지는 딸아이.

그리고 그저 지나가는 말로 넘기면 될 것을 괜히 섭섭함으로 곡해해서 받아들이는 부모님.

그리고 그 사이의 나,

나름대로의 고단함과 애정이 좁은 거실 한복판에서 어설프게 충돌하고 있었다.

두 평행선 사이에서,

한동안 잊고 지냈던 특유의 팽팽한 긴장감이 거실 공기 속으로 슬그머니 흘러들어왔다.


리모컨 하나를 두고 벌어지는 유치한 TV 채널 쟁탈전부터,

바쁜 아침 식사를 먹느니 마느니 하는 소소한 신경전까지.


멀리 있을 땐 그토록 애틋했던 서사가,

가까이 밀착하자 순식간에 눈앞의 소란스러운 현실로 바뀌어버렸다.


서로를 너무나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왜 붙어 있으면 작고 날카로운 가시들이 서로를 찌르게 되는 걸까.

어쩌면 가족이란 완벽하게 밀착되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의 고유한 공간을 인정해 주는 ‘다정한 거리’가 필요한 관계인지도 모른다.

그리움이라는 간격이 존재할 때 비로소 상대의 노고가 보이고,

다정함이 선명해지는 법이니까.


그래, 가족은 그리워할 때 비로소 더 깊이 사랑하게 되는 존재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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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언제나 명랑하게, 마음은 언제나 진심으로. 완벽하지 않은 삶을 긍정하며, 제가 겪는 성장과 불안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난 사랑을 글로 옮깁니다. 다정한 문장을 채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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