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친구와 간단히 맥주를 마셨다.
이런저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다, 친구가 문득 지나간 연애 이야기를 꺼냈다.
그 친구는 스스로 연애할 때 불안도가 꽤 큰 편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반대로,
자신이 불안할 때 간절히 바랐던 것들을 그 여자친구에게 아낌없이 쏟아부었다고 했다.
사랑 표현도 매일 넘치게 해 주고,
아침에 눈을 뜨면 꼭 굿모닝 인사를 건네고,
어디를 가든 지금 어디로 이동하는지 세세히 보고하는 삶.
남들이 보면 피곤하다고 할 만큼 온갖 안정을 다 갖다 바쳤다는 것이다.
"내가 내 불안을 잘 아니까, 그 사람이 안심할 수 있게 내가 그토록 바라던 것들을 다 해줬어.
아무리 피곤해도 굿모닝도 하고,
이동할 때마다 보고도 하고.
내가 받았으면 좋았을 것들을 그대로 헌신했는데…
결국 그 여자가 떠나더라고."
친구는 억울하고 허탈해 보였다.
물론 연애라는 게 그렇다.
마음이 식었을 수도 있고,
타이밍이 어긋났을 수도 있다.
사랑이 변하는 건 어쩌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친구의 그 말을 듣고 있던 내 안에서는 묘한 찌릿함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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