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나아진 걸까

아무 일 없이 무탈한 지금의, 이전과 이후, 그리고 지금.

by는개




나는 원래 굉장히 열심히 사는 사람이었다.

가령, 지하철을 탈 때는 늘 최소환승 칸에 타는, 그런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고,

실수투성이이면서도 여기저기 일 벌여놓고,
매번 사고 치고 다닌다 소리 들으면서도

대충 넘기는 걸 잘 못 했다.


그래서인지
문제가 많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조금 과하다는 말,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냐는 말,


너만 가만있으면

아무 문제 없이 조용히 지나갈 수 있는데 왜 괜히 나서서 깽판을 치냐는 말.

왜 끼어들 데 안 끼어들 데 끼어들어서 괜히 일을 키우냐는 말.


그때는 그게 왜 문제인지 잘 몰랐다.

그냥 그게 삶의 방식이었으니까.












나는 암초였다.


그렇게 계속 부딪히기만 하다가 결국 한 번 크게 무너졌고,

그 이후로 꽤 오랜 시간을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로 보냈다.


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돌아온

일상.


그리고

아주 최소한의

슬롯생활을 시작했다.


이전과는 조금 다른 상태로.

약으로 눌러 감정을 거의 거세한 채.


기분이 크게 오르지도 않았고,

딱히, 어떤 일에도

별로 흔들리질 않았다.


그래,

별 일이 생기지 않았다.


문제도 없었다. 거의 생기지도 않았고.

예전 같았으면 부딪혔을 상황들도 그저 지나갔다.


사람들은 웃었고, 대화는 끊기지 않았다.

이전과 다른 것이 있다면

이전엔 내가 나서서 분위기를 만들고 시끄럽게 떠들어야 했다면

지금은 내가 한 마디도 안 해도 사람들은 여전히 웃고 떠들고 있다.

내가 한마디도 안 해도.


왜 굳이 나대냐는 말이

이런 나를 두고 하는 말이었을까.


판단력이 흐려진다.

점점 바보가 되어가는 것 같아.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무엇이 맞는지 틀린 지

알 수가 없다.















가끔 생각했다.

어느 쪽이 더 나은 건지.


문제가 많았던 예전이었는지,

아무 일 없는 지금인지.


예전에는 그런 말들을 들었지만
확실히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순간이 무난하게 지나갔다.

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남는 것도 없다.


이게 나아진 건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분명한 건 있었다.

적어도 이전처럼 무너지지는 않는다는 것.


그래서

지금 상태를 그저 지금을 유보하고 있다.


이게 맞는 건지는 여전히, 전혀 모르겠지만.

적어도 문제는 없으니.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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