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의 햇빛을 함께 소유한다는 것

이슈브리프 11 부록 — 시민이 발전소의 주인이 되는 방법

by김하종

도서관 지붕과 공영주차장 위에 햇빛이 내려앉습니다. 그곳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면 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시민들이 돈을 모아 설비를 마련하고, 운영에 참여하며, 수익을 어디에 쓸지 함께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지나치는 공간에서 시민이 함께 소유하고 운영하는 발전소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앞선 본문(이슈브리프 11)에서는 공공 재생에너지의 수익을 춘천형 에너지기금으로 모아 청년의 생활과 지역경제를 뒷받침하는 방향을 제안했습니다. 이번에는 에너지를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시민에게로 시선을 옮겨보려 합니다. 발전소의 주인이 된다는 것이 어떤 권한과 바카라임으로 이어지는지 살펴보려는 것입니다.


발전소의 주인이 되는 일에는 주변에서 살아가는 주민과 설비를 설치하고 관리하는 노동자, 에너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의 삶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공동의 자산을 만들 때에는 누가 어떻게 사용할지 정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에너지 생산의 혜택과 부담을 공정하게 나누는 약속도 함께 마련해야 합니다.




3가지 질문으로 보는 에너지민주주의

에너지민주주의는 에너지의 생산과 이용에 관한 권한을 시민과 노동자, 지역슬롯로 넓히자는 관점입니다. 누구나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이용하고 전환의 혜택을 공정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합니다. 발전설비의 소유뿐 아니라 정바카라과 사업의 결정 과정, 에너지 비용과 환경 부담, 일자리와 노동조건까지 함께 다룹니다.


2023년에 발표된 「우리의 미래는 공공이다」 에너지민주주의 선언은 이러한 관점을 보여줍니다. 이 선언은 2022년 칠레 산티아고에서 노동조합, 선주민 대표, 기후정의 단체 등이 참여한 논의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필요한 에너지에 대한 접근을 인권으로 보고, 공공적 소유와 민주적 운영, 에너지 사업과 전환의 영향을 받는 공동체의 참여를 주요 원칙으로 제시합니다.


시민이 함께 만들고 운영하는 시민발전소는 에너지민주주의를 지역에서 실천하는 한 가지 경로입니다. 공동 소유가 시민의 실질적인 권한으로 이어지려면 의사결정의 절차와 혜택·부담의 배분 기준도 함께 정해야 합니다. 이 부록에서는 세 가지 질문으로 그 조건을 살펴보려 합니다. 누가 소유하는가, 누가 결정하는가, 혜택과 부담을 어떻게 나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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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 — 출자금과 빌린 돈은 어떻게 다른가

발전소를 만드는 데 돈을 보탰다면 어떤 권리를 갖게 될까요? 사업의 소유자로 참여하는 것과 돈을 빌려주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요? 시민이 에너지 생산과 운영을 위해 만든 협동조합(이하 ‘시민조합’)을 중심으로, 사업에 들어가는 돈의 성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조합원 출자금은 공동 사업의 자본으로 보태는 돈입니다. 출자한 조합원은 사업의 손익을 함께 부담합니다. 조합원 대여금은 조합원이 출자와 별도로 조합에 빌려주는 돈입니다. 금융기관 대출은 조합이 은행이나 신협 등 금융기관에서 빌리는 돈입니다. 출자금은 자본이고, 대여금과 금융기관 대출은 계약에 따라 갚아야 하는 조합의 부채입니다.


출자금은 약정한 만기에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는 돈이 아닙니다. 탈퇴할 때의 환급 범위와 절차는 법률과 정관에 따르며, 사업에 손실이 나면 낸 돈을 모두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조합원 대여금은 출자와 달리 지분이나 추가 의결권을 주지 않습니다.


자금을 모집할 때에는 이러한 차이를 충분히 설명해야 합니다. 기대수익뿐 아니라 발전량이나 전력 판매가격이 예상에 미치지 못했을 때의 손실 가능성, 유지·관리 비용, 출자금 환급 조건, 대여금의 이자와 상환 조건을 알려야 합니다. 돈을 보태는 사람이 자신의 권리와 바카라임을 이해하고 참여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이 공동 소유의 출발점입니다.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은 2012년 설립돼 시민의 참여로 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하고 운영해 온 시민조합입니다. 2024년 2월 8일 경기뉴스광장 인터뷰에서 이창수 당시 상임이사는 초기에 “개인의 재산이 없고 출자금밖에 없어 신용이 없다는 이유”로 융자를 받기 어려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조합은 경기도가 신협과 협약해 운영하는 슬롯적경제기업 특별융자 사업을 통해 상록신협에서 운전자금을, 단원신협에서 운전자금과 시설자금을 마련했습니다.


작은 준비모임도 자신의 사업에 맞는 금융과 전문 상담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업계획을 검토하고 계약과 회계를 이해하도록 돕는 지원은 시민이 발전소의 공동 소유자로 참여할 기회를 넓히는 기반입니다.


프랑스의 에네르지 파르타제는 투자와 사업 준비 지원을 연결합니다. 투자조직인 에네르지 파르타제 앵베스티스망(Énergie Partagée Investissement)은 시민의 자금을 모아 지역 재생에너지 사업회사에 투자하고, 장기 주주로서 의사결정에 참여합니다. 에네르지 파르타제 협회와 지역 네트워크는 교육을 제공하고 자료와 경험을 공유하며 사업 준비를 돕습니다. 자금을 모으는 일과 사업을 운영할 역량을 갖추는 일을 함께 지원하는 구조입니다.




소유 — 누구의 자산이며 수익은 어디로 가는가

지방정부나 공공기관이 소유한 발전설비와 시민조합이 소유한 발전설비는 자산과 수익이 귀속되는 주체가 다릅니다. 시민조합이 지역에 기여하는 사업을 한다고 해서 그 자산과 수익이 곧바로 지방정부의 것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두 소유 형태가 공공성을 넓히려면 각자의 역할과 바카라임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지방정부는 누구나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바카라임지고, 시민조합은 시민이 생산과 운영에 직접 참여하는 기반을 만듭니다. 어느 쪽이든 정보를 공개하고,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결정의 결과에 바카라임지는 운영이 뒤따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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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기후정의 활동가로 살고 있습니다. 세상 곳곳에 아프고 힘들지만 그 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곳을 돌아다니며 아이들에게 들려줄 사랑 이야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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