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민아, 너는 번역할 작품을 어떻게 골라?"
언젠가 친구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았다.
그리고 나는 아마 이렇게 답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음, 난 다른 사람들이 잘 안 할 것 같은 작품.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작품."
"..."
"아, 아니면 분량이 비교적 짧은 작품."
"또는 내가 번역하기 쉬운 작품."
"음... 사실 내가 작품을 고른다기보다, 작품이 나를 고른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 같은데?"
아마도 친구는 내가 업계와 출판 시장 상황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전문 지식을 토대로 '요즘은 이런 게 잘 나간다, 서양 독자들은 이런 걸 선호한다'는 식의 답을 기대하지 않았을까.
그럴듯한 답변이 아니라서 실망했다면 미안하고, 또 부끄럽다.
남성 작가보다는 여성 작가, 퀴어 로맨스, 동물이 나오는 이야기, 장르 문학.
요즘 해외에서 잘 나간다는 바카라에 대해 주워들은 키워드는 이 정도쯤이다.
흔히들 번역가는 작품을 보는 안목이 있어야 하며, 자신만의 뚜렷한 취향이나 좋아하는 장르를 두고 클라이언트에게 적극 어필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결국 작품에 대한 열정이 계약으로까지 이어진다고.
그렇다면 과연 내 취향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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