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인

경계의 아이(境界の子) - 17화

by아이작 유

메인 돔 중심부에 도달한 케어는 마리를 생체 안정대 코어 안쪽에 완전히 안착시킨 뒤, 자신의 전술 바이탈 포인터를 결착 장치와 직결했다. 손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주황색 데이터 입자들이 마리의 전신을 감싸 안았지만, 마리의 망막 위에서는 이미 현실 육체의 과부하를 알리는 붉은 에러 문자가 폭발하듯 점멸하고 있었다.


“마리 님! 의식을 놓으시면 안 됩니다!”


케어가 마리의 차가운 뺨을 문지르며 절박하게 외쳤다.


“세호 씨가… 밖에서 온몸으로 사선을 막아서고 있어요! 조금만 더 견디셔야 합니다!”

“세호… 씨…”


마리의 시야 너머로, 차원 분리 장치 코어 입구를 전신으로 가로막고 있는 세호의 뒷모습이 보였다. 세호의 아바타 전신은 이미 성준의 차원 소거 단검과 에이전트들의 고주파 포격에 찢겨 나가 보랏빛 스파크와 핏빛 데이터 입자를 분수처럼 내뿜고 있었다. 세호의 망막을 가득 메운 [CRITICAL ERROR] 잔상은 이제 시야의 90% 이상을 가려버렸고, 현실 인쇄소 지하 침대 위에 누워있을 진짜 육체의 옆구리 흉터에서는 뇌세포를 갈가리 찢어발기는 극심한 환상통이 휘몰아쳤다.


하지만 세호는 이를 악물며 전방을 향해 총구를 고쳐 쥐었다. 손가락 마디마디가 과부하로 사분오열 찌그러져 나갔지만, 마리와 배 속의 아이를 향한 악착같은 집착이 그를 지탱하고 있었다.


“손대지 마라…”


세호의 목소리는 피처럼 거친 노이즈가 되어 지하 성역의 정적을 찢었다.


“이 아이에게… 마리 씨에게… 픽셀 하나조차 손대지 마!”

“불쌍한 놈.”


전자기 역류를 떨쳐내고 다시 다가온 성준의 목소리에는 서늘하고 비정한 냉소만이 감돌았다. 성준의 반쪽 얼굴은 내부 기판 회로가 훤히 드러난 채 보랏빛 오류 스파크를 내뿜고 있었고, 그의 손에 쥐어진 차원 소거용 고주파 형광 단검은 공간의 물리 법칙을 찢어발기며 섬뜩한 기계 파열음을 냈다.


“현실의 네 육체는 이미 심장마비 직전이다, 세호야. 네가 느끼는 그 통증은 가상의 착각이 아니야. 뇌세포가 현실에서 직접 탄화하고 있다는 증거지. 이따위 버그 아기를 위해 네 실존을 통째로 굽는 게 네가 말한 인간의 길이냐!”


“인간의 길이 뭐냐고?”


세호가 피범벅이 된 입술을 비틀어 웃었다. 세호는 자신의 가슴 한복판—연산 코어가 위치한 곳을 향해 주황색 인터페이스 방사기를 직접 밀어 넣었다.


“동료들의 피를 짓밟고, 시스템의 개가 되어 영혼을 파는 게 네 길이라면… 나는 기꺼이 이 통증 속에서 맞아 죽는 길을 택하겠다!”


세호가 자신의 뇌파 동기화율을 한계치 이상인 100%로 강제 오버클럭시켰다. 세호의 가슴에서 뿜어져 나온 시퍼런 주황색 전자기 폭풍이 돔 내부 전체를 덮쳤다. 세호는 상공으로 몸을 던져 성준에게 쇄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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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문제를 붙잡고, 시대의 생각과 마인드셋을 전한다. 질문, 실존에 대한 글을 써왔고, 최근 과학 에세이 <과학자의 사고법>을 썼다. 삼성에서 그룹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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