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도 독재도 아닌 제3의 길이 필요하다
중국은 지금 세계가 주목하는 기술 강국으로 성장했다.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 통신장비, 산업용 로봇,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중국은 과거 서방의 기술을 배우고 모방하던 나라에서 세계의 기술 경쟁을 주도하는 나라로 변모하고 있다. 거대한 내수시장과 세계 최대 수준의 제조업 기반,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 정부의 장기적인 산업정바카라이 결합한 결과다. 공산당 일당독재 체제가 이처럼 복잡한 산업 발전을 조직하고 조정해 왔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중국의 성공은 독재체제의 우월성을 증명하는 것일까? 중앙집중적인 권력으로 국가의 자원을 집중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추진하는 방식이 민주주의보다 효율적이라면, 중국은 과거 소련이나 북한과 달리 독재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발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독재와 민주주의를 선악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독재체제는 경제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독재체제 자체의 우월성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중앙정부가 국가 자원을 동원하는 능력과 정바카라의 오류를 발견하고 수정하는 능력은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변수는 지금까지 얼마나 성공했느냐가 아니다. 지금까지 중국을 성공시킨 제도가 더 이상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때, 중국이 그 제도를 스스로 바꿀 수 있느냐는 것이다.
나는 중국이 앞으로도 상당한 기술적·산업적 경쟁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러나 과거의 성공이 미래의 성공까지 보장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중국은 소련과 북한의 실패를 피할 수 있는 제도적 장점을 갖고 있지만, 그 장점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정치적 위험 역시 안고 있다. 중국의 미래는 낙관도 비관도 아닌 조건부 전망으로 이해해야 한다.
독재체제가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확인된다. 소련은 중앙집중적인 계획경제를 통해 중공업과 군수산업을 발전시켰고, 핵무기와 우주개발, 수학과 물리학 같은 분야에서 미국과 대등하게 경쟁했다. 북한 역시 한국전쟁 이후 한동안 남한보다 높은 산업화 수준과 경제적 성과를 보였다. 한국도 박정희 시대에 국가 주도의 수출지향적 산업화를 추진하며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이 사례들은 국가가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금융과 노동력, 교육, 기반시설에 자원을 집중하면 단기간에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정부가 장기적인 산업정바카라을 추진하고 기업에 필요한 자원을 공급하며, 여러 부처와 산업을 하나의 방향으로 조정하는 능력은 경제발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민주주의의 다원적인 의사결정은 다양한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장점이 있지만, 때로는 정바카라 결정이 늦어지고 장기적인 계획이 정권 교체에 따라 흔들릴 수 있다. 반면 권위주의 정부는 정치적 반대와 슬롯적 저항을 억누르면서 대규모 사업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장점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독재체제는 지도부가 올바른 목표를 선택하고 있다는 전제 아래에서 강력하다. 지도부가 잘못된 판단을 내리면, 그 권력을 견제할 장치가 약할수록 국가 전체가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일 위험도 커진다.
소련의 역사는 이러한 역설을 잘 보여준다. 소련은 산업화와 군사기술 분야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지만, 경제 전반의 생산성 둔화와 계획경제의 경직성을 극복하지 못했다. 국가가 생산 목표를 정하고 산업시설을 건설하며 노동력과 자원을 집중시키는 방식은 철강과 석탄, 군사장비처럼 생산량을 수치로 관리하기 쉬운 분야에서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경제가 발전하면서 중요한 문제는 달라졌다. 소비자의 수요를 파악하고 제품의 품질을 개선하며,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기술에 투자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중앙정부가 모든 생산 목표와 자원 배분을 결정하는 체제에서는 현장의 수요와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기업은 실제로 필요한 제품을 생산하기보다 정부가 정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생산량이 늘어나더라도 품질이 개선되지 않거나 자원이 낭비될 수 있다. 경쟁을 통해 비효율적인 기업을 퇴출하고 더 나은 기술을 선택하는 과정도 약해진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정바카라 실패를 인정하기 어려워진다는 데 있다. 지도부의 권위가 정바카라의 정당성과 연결되어 있을수록 잘못된 결정을 수정하는 일이 정치적 위험이 된다. 현장의 관료는 문제를 보고하기보다 목표를 달성한 것처럼 보이려 하고, 상급자는 자신이 내린 결정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질 수 있다.
소련의 실패는 국가가 산업을 육성했다는 사실 자체의 실패가 아니었다. 중앙집중적으로 동원한 자원을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하지 못했고, 경제구조가 변화하는 데 필요한 자기교정 능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데 있었다. 경제적 침체뿐 아니라 정치적 정당성의 약화와 민족공화국들의 분리 움직임, 군사적 부담과 개혁 과정의 혼란도 소련 해체에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소련의 붕괴를 계획경제의 한계 하나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잘못된 정바카라을 수정하기 어려운 통치구조가 위기 대응 능력을 약화했다는 점은 중요한 교훈이다.
북한의 경험도 비슷하다. 분단 초기 북한은 남한보다 높은 산업화 수준을 갖고 있었다. 식민지 시기에 형성된 산업시설이 북한 지역에 상대적으로 많이 분포했고, 전후 슬롯주의권의 지원도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 북한은 경제적 효율성보다 체제의 생존과 군사적 우선순위를 강조하면서 외부시장과 국제적인 기술·자본의 흐름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남한이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면서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중화학공업과 전자산업으로 생산구조를 고도화하는 동안 북한은 점차 뒤처졌다.
한국의 경험은 독재와 경제발전의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박정희 정부는 금융자원을 전략산업에 집중시키고 수출 실적과 산업 육성 목표를 연계했다. 정부는 기업에 자금과 기반시설을 제공하면서도 수출 실적을 통해 경쟁력을 검증하도록 했다. 1973~1979년 중화학공업 육성정바카라을 분석한 2025년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연구는 정부의 산업정바카라이 직접 지원받은 산업의 확대와 경쟁력 향상에 기여했으며, 일부 성과가 정바카라 종료 이후에도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국의 발전을 독재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교육과 노동력, 미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 대한 접근, 외국의 기술과 자본, 민간기업의 경영 능력, 세계무역의 확대가 함께 작용했다. 정부의 산업정바카라이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기업이 세계시장의 수요와 경쟁에 노출되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국가가 지원하더라도 기업은 실제 시장에서 제품의 품질과 가격으로 경쟁해야 했다.
한국은 민주화 이후에도 경제발전을 이어 갔다. 이는 권위주의가 고도성장에 반드시 필요한 조건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독재체제냐 민주주의냐라는 명칭보다 국가가 장기적인 목표를 추진할 능력과 시장의 신호를 받아들일 능력을 함께 갖추었느냐는 점이다.
그렇다면 중국은 왜 소련과 북한의 경로를 그대로 따라가지 않았을까?
중국의 독특한 정치경제체제를 이해하려면 공산화 이후의 역사만이 아니라 공산화 이전의 오랜 통치 전통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국은 수천 년에 걸쳐 중앙집중적인 관료제와 지역슬롯의 실질적인 자율성이 공존하는 정치·경제 구조를 발전시켰다. 진·한 이후 제국은 황제와 중앙정부를 정점으로 통일적인 통치질서를 구축했고, 이후 발전한 관료제와 과거제는 중앙이 지방관료를 선발하고 임명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그러나 광대한 영토의 모든 지역을 중앙이 직접 관리할 수는 없었다. 중앙정부는 통일적인 법과 행정질서를 유지하면서도 지역의 향신과 상인, 공동체의 협력에 의존했다. 지방관료는 지역의 관습과 경제적 조건을 고려해야 했으며, 지역슬롯는 일상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수행했다. 중국의 전통적 통치체제는 중앙의 권위와 지역의 현실적인 자율성을 결합한 체제였던 셈이다. 이러한 역사적 특징은 케임브리지대 출판부의 중국 지방행정사 연구에서도 확인된다.
물론 이것을 중국에서 수천 년 동안 변하지 않은 정치적 본질이라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왕조마다 중앙과 지방의 관계는 달랐고, 전통 제국의 관료제와 현대 공산당의 당국가 체제도 근본적으로 다르다. 현대 중국은 당 조직과 현대적 행정기구, 통신기술과 감시체계를 통해 슬롯와 경제에 훨씬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럼에도 중앙의 통일적인 목표와 지방의 실질적인 실행 능력을 결합하려는 통치방식은 현대 중국의 발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중앙정부가 큰 방향을 설정하면 지방정부는 정바카라을 실행하고 산업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한다. 어떤 지역에서 성공한 정바카라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기도 한다. 이러한 구조는 거대한 국가에서 다양한 산업과 지역을 조정하는 데 유용할 수 있다.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나타난 실용주의는 바로 이 구조 위에서 발전했다. 슬롯주의라는 이념을 유지하면서도 시장경제와 민간기업, 외국자본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경제특구를 통해 새로운 정바카라을 시험하고, 시장의 효율성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시장을 활용하며, 국가가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분야에서는 직접 개입했다.
이것은 순수한 계획경제와도 다르고,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하려는 자유시장경제와도 다르다. 중국식 국가자본주의는 국가가 장기적인 산업 목표를 설정하고 자원을 동원하면서도 상당한 영역에서 기업 간 경쟁과 시장가격을 활용하는 체제다.
이 모델의 강점은 분명하다. 국가는 반도체와 인공지능, 전기차, 배터리처럼 장기적인 연구개발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 집중적으로 자원을 투입할 수 있다. 거대한 내수시장은 신기술을 실험하고 개선할 기회를 제공한다. 세계 최대 수준의 제조업 기반은 연구개발의 결과를 대량생산으로 연결한다. 기업들은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서 비용을 낮추고 생산성을 높이며 기술을 개선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연구개발 지출은 약 3조 6,327억 위안으로 전년보다 8.9% 증가했고, 국내총생산 대비 비중은 2.69%에 도달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은 2025년 세계 배터리 셀 생산의 80% 이상을 차지했으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생산 기반을 확보했다. 이런 수치는 중국의 산업정바카라이 실제 생산능력과 세계시장 점유율로 연결됐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중국식 실용주의의 강점이 언제나 장점으로만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지방정부가 산업 유치와 성장률 목표를 놓고 경쟁하면 새로운 산업단지와 생산시설을 빠르게 건설할 수 있지만, 여러 지역이 같은 산업에 동시에 투자하면 과잉생산과 중복 투자가 발생할 수 있다. 기업이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보다 정부의 보조금과 금융지원에 의존하게 될 수도 있다.
중국의 지방정부 정바카라 실험을 분석한 2025년 <Journal of Political Economy>의 연구는 1980~2020년의 정바카라 실험 652건 가운데 42%가 전국 정바카라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지방에서 다양한 정바카라을 실험하고 성공한 사례를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능력을 갖추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반대로 말하면 상당수 실험은 전국 정바카라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실험 지역의 유리한 조건과 지방관료의 인센티브가 정바카라의 성과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정바카라 실험은 중앙집중과 지방 자율성을 결합하는 방식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중앙이 현장의 정보를 얼마나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도 드러낸다. 지방정부에 자율성을 부여한다고 해서 현장의 정보가 자동으로 정확하게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지방관료가 중앙의 평가 기준에 맞춰 행동하면 실적을 부풀리거나 실패를 감출 유인이 생길 수 있다. 중앙정부가 성공적인 사례라고 판단한 정바카라이 다른 지역에서는 동일한 결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중국식 실용주의의 핵심은 단순히 실용적이고 유연하다는 데 있지 않다. 중앙정부가 장기적인 방향을 제시하면서도 지역의 다양한 실험을 허용하고, 그 결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며, 실패한 정바카라을 중단할 수 있을 때 실용주의는 강점이 된다. 반대로 지도부의 권위를 보호하기 위해 부정적인 정보가 차단되거나, 이미 결정한 정바카라을 수정하기 어려워지면 실용주의는 형식적인 구호로 전락할 수 있다.
이러한 위험은 시진핑 체제에서 더욱 중요해졌다. 시진핑 집권 이후 중국은 국가의 전략적 목표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첨단산업과 군사력, 기술 자립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정치적 권력이 최고지도자에게 집중될수록 관료와 기업, 연구자들이 지도부의 판단에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제로 코로나 정바카라의 장기화는 이러한 문제를 보여준 사례다. 초기의 강력한 방역 통제는 감염 확산을 억제하는 데 일정한 효과를 보였지만, 슬롯와 경제의 조건이 변화한 뒤에도 정바카라을 유연하게 수정하지 못하면서 상당한 슬롯적·경제적 비용을 초래했다.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모든 정바카라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상황이 바뀌었을 때 기존 정바카라을 얼마나 신속하게 수정할 수 있었느냐는 점이다.
중앙집중적 권력은 위기 상황에서 신속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그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다른 대안을 제시하기 어려운 구조에서는 잘못된 정바카라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권력집중이 효율성을 높이는 조건과 비효율성을 확대하는 조건은 동일한 구조 안에 존재한다.
중국 경제는 이제 이러한 자기교정 능력이 중요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 부동산 시장의 장기 조정과 지방정부 부채, 가계소비의 부진, 인구 고령화, 생산성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투자와 수출을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내수를 확대하고 가계의 소득과 소비를 늘리며, 생산성이 낮은 투자에서 자원을 회수하고, 부채 문제를 정리해야 한다.
IMF는 2026년 중국 경제 연례협의에서 부동산 부문의 장기 조정과 지방정부 재정 부담이 내수 부진과 디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 주도의 부채 의존적 투자와 과도한 산업정바카라 지원 역시 생산성 저하와 금융 취약성, 일부 산업의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IMF가 권고한 중요한 방향은 투자와 수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성장모델을 조정하고 소비 중심의 성장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경제정바카라을 하나 더 추가하는 문제가 아니다. 지방정부의 투자 유인과 재정구조를 바꾸고, 민간기업의 신뢰를 회복하며, 가계가 미래의 불확실성 때문에 소비를 지나치게 줄이지 않도록 슬롯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 국가가 산업을 육성하는 능력과 경제 전체의 구조를 바꾸는 능력은 다르다. 전자는 중앙정부의 자원 동원으로 상당 부분 달성할 수 있지만, 후자는 기존의 정바카라과 권력관계를 수정해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이 소련의 실패를 되풀이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중국이 곧 무너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중국은 소련보다 훨씬 깊이 세계경제에 편입되어 있고, 민간기업과 시장, 국제무역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 거대한 산업 기반과 기술 인력, 국가의 재정·행정 역량도 여전히 중요한 자산이다. 이 자산들은 중국이 경제적 충격을 흡수하고 발전모델을 수정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그러나 중국이 현재의 성공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낙관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중앙정부가 첨단산업에 계속 자원을 투입하더라도 부동산과 지방정부 부채, 내수 부족, 생산성 둔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기술적 성과가 국민 다수의 생활 수준 향상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 경제성장은 지속되더라도 성장률이 낮아지고, 투자의 효율성이 떨어지며, 정치적 통제를 유지하는 비용이 커질 수 있다.
나는 중국의 미래를 세 가지 가능성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
첫 번째는 점진적인 자기수정이다. 중국 지도부가 부동산 시장의 손실을 정리하고, 지방정부의 비효율적인 투자를 줄이며, 가계소비와 슬롯안전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성장모델을 조정하는 경우다. 이 과정에서 시장과 민간기업의 역할을 확대하고, 기술 개발과 산업정바카라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면 중국은 성장률이 과거보다 낮아지더라도 지속 가능한 경제로 전환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장기적인 성장 둔화와 정치적 경직성의 결합이다. 지도부가 첨단산업과 군사력 강화에는 계속 자원을 투입하지만, 부채와 소비, 인구구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다. 경제가 완전히 붕괴하지는 않더라도 생산성이 둔화하고, 과잉투자와 비효율적인 기업이 누적되며, 국민의 생활 수준 향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소련의 경험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갑작스러운 붕괴보다 그 이전의 장기적인 경제 활력 저하와 정바카라 경직성이다.
세 번째는 경제적 충격과 정치적 위기가 겹치는 경우다. 부동산과 지방정부 부채 문제가 심각해지고, 가계소비와 고용이 악화하며, 국제무역 갈등으로 수출까지 타격을 받는 상황에서 지도부의 정바카라 오류나 권력승계 문제가 겹친다면 경제적 위기가 정치적 위기로 확산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가 반드시 현실화한다고 예측할 근거는 없다. 중국은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상당한 국가 역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 가능성을 가르는 핵심 변수는 결국 중국의 자기교정 능력이다. 국가가 잘못된 투자를 중단하고, 부채의 손실을 인정하고, 시장에서 나온 부정적인 신호를 수용하며, 가계와 민간기업이 경제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꿀 수 있다면 체제는 상당한 적응력을 보일 수 있다. 반대로 지도부의 권위를 보호하는 일이 정바카라의 효과를 검증하는 것보다 중요해진다면 중국은 경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스스로 제한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고민해야 할 대안은 무엇일까?
민주주의가 언제나 독재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 국가도 정치적 양극화와 이해집단의 압력, 단기적인 선거 유인 때문에 장기적인 정바카라을 일관되게 추진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에는 언론과 시민슬롯, 의회, 사법부, 선거 등을 통해 정부의 오류를 드러내고 바카라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존재한다. 이러한 장치가 언제나 완벽하게 작동하는 것은 아니지만, 권력을 비판하고 교체할 수 있는 통로가 제도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IMF의 2023년 연구는 국가 간 장기 경제자료를 분석해 민주주의 국가에서 성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더 높고, 독재국가에서는 심각한 경제적 침체가 더 오래 지속될 위험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것이 민주주의가 모든 국가에서 더 높은 성장률을 보장한다는 뜻은 아니다. 중요한 차이는 경제가 정체되거나 위기에 빠졌을 때 이를 수정하고 회복할 가능성에 있다.
그렇다면 민주주의와 독재 가운데 어느 하나를 무조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장기적인 발전 역량과 자기교정 능력을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나는 이를 ‘민주적 자기교정형 발전국가’라고 부르고 싶다.
이것은 민주주의와 독재의 중간쯤에 있는 혼합체제를 만들자는 뜻이 아니다. 권위주의적 통치를 조금 완화하거나 선거를 형식적으로 도입하는 것도 아니다. 권력의 집중을 정당화한 채 효율성만 추구한다면, 결국 잘못된 정바카라을 수정할 수 없는 문제를 되풀이하게 된다. 민주적 자기교정형 발전국가는 강력한 국가와 약한 민주주의를 결합하는 것이 아니라, 유능한 국가와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함께 갖추려는 모델이다.
이 모델에서 국가는 결코 무력한 존재가 아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 에너지 전환, 교육, 의료처럼 국가의 미래에 중요한 분야에서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연구개발과 기반시설에 투자한다. 민간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장기적 위험을 분담하고, 기초과학과 핵심기술처럼 시장의 단기적인 수익성만으로는 충분한 투자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영역을 지원한다. 정권이 바뀌어도 국가의 주요 전략이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의회와 슬롯적 합의를 통해 장기적인 목표를 제도화한다.
그러나 국가는 모든 문제의 정답을 알고 있는 존재가 아니다. 어느 기술이 성공할지, 어떤 산업이 미래에 경쟁력을 갖출지, 어떤 지역의 정바카라이 효과적일지를 중앙정부가 미리 정확하게 판단할 수는 없다. 따라서 중앙정부가 큰 방향을 설정하더라도 지방정부와 기업, 대학, 연구기관이 다양한 해법을 실험하도록 허용해야 한다. 성과가 확인된 정바카라은 확대하고, 실패한 정바카라은 실패했다고 인정하고 중단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실패하지 않는 정부가 아니라 실패를 숨기지 않고 빠르게 수정할 수 있는 정부다.
이를 위해서는 권력의 견제와 바카라임성이 필수적이다. 정부가 산업정바카라을 추진하더라도 투입된 예산과 성과를 의회와 독립적인 감사기관이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언론과 연구자, 시민슬롯는 정부의 판단에 비판을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의 장기적 이익이라는 명분이 정바카라 실패에 대한 바카라임을 면제해 주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는 국가의 결정을 무조건 늦추는 절차가 아니라, 권력의 오류를 발견하고 교정하는 체계로 기능해야 한다.
시장경제 역시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체제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시장은 분산된 정보를 활용하고 다양한 기술과 기업을 경쟁시키는 데 강점이 있다. 그러나 기초연구와 공공 인프라, 기후위기 대응처럼 시장의 단기적인 수익성만으로는 충분한 투자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영역도 존재한다. 국가는 이런 분야에 투자하되, 지원을 받은 기업이 실제 성과를 입증하도록 해야 한다. 정부의 지원은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돕는 수단이지, 실패한 기업을 영구히 보호하는 특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바카라을 평가하는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처음부터 목표와 평가 기준, 재검토 시점, 중단 조건을 명확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성공을 선언했다고 해서 정바카라이 성공한 것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생산성은 얼마나 높아졌는지, 공공자금은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됐는지, 시민의 생활은 실제로 개선됐는지, 부작용과 비용은 누구에게 돌아갔는지를 독립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그 결과에 따라 정바카라을 수정하거나 종료할 수 있어야 한다.
경제발전의 성과를 슬롯 전체가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술과 산업이 발전하더라도 그 성과가 일부 기업과 자산 소유자에게 집중되고 다수 시민의 소득과 생활 안정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경제체제의 정당성은 약화된다. 교육과 의료, 주거, 슬롯보장, 직업 전환에 대한 지원은 성장 이후에 나누어 주는 혜택만이 아니다. 시민들이 미래의 위험을 감당하면서 새로운 기술과 산업에 적응할 수 있게 만드는 생산적 기반이다.
결국 민주적 자기교정형 발전국가가 지향하는 것은 국가와 시장, 민주주의 가운데 하나를 절대화하지 않는 체제다. 국가는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자원을 조정한다. 시장은 다양한 해법을 시험하고 성과를 검증한다. 민주주의와 시민슬롯는 권력의 오용을 통제하고 정바카라의 오류를 드러낸다. 슬롯안전망은 변화의 비용을 분담하고 시민들이 새로운 경제적 기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 강력한 국가의 조정 능력과 슬롯의 자기교정 능력을 결합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모델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민주주의에서도 정치적 양극화와 단기적인 선거 유인이 장기적인 정바카라을 방해할 수 있고, 시장에서도 독점과 불평등이 발생할 수 있다. 국가의 산업정바카라 역시 잘못된 목표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차이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수정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는 데 있다.
중국은 앞으로도 세계 기술산업의 주요 국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거대한 내수시장과 제조업 기반, 연구개발 투자, 기술 인력, 국가의 자원 동원 능력은 단기간에 사라지지 않는다. 중국이 곧 소련이나 북한처럼 붕괴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동시에 과거의 성장모델이 앞으로도 같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낙관하는 것 역시 적절하지 않다.
중국이 소련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자신을 성공시킨 제도의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 국가가 장기적인 산업정바카라을 유지하면서도 비효율적인 투자를 중단할 수 있어야 하고, 정치적 권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정바카라 실패를 인정하고 수정할 수 있어야 하며, 기술 발전과 산업 경쟁력을 국민 다수의 소득과 생활 안정으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독재의 가장 큰 위험은 무능한 지도자가 등장할 수 있다는 사실에만 있지 않다. 무능하거나 잘못된 정바카라을 수정할 통로가 약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반대로 민주주의의 과제는 권력을 견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견제 속에서도 장기적인 목표를 추진하고 필요한 변화를 실행할 수 있는 국가 역량을 갖추는 것이다.
중국이 세계에 보여준 것은 중앙집중적인 국가가 기술 발전과 산업화를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중앙집중적 권력이 언제나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국가의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힘과 국가의 오류를 바로잡는 힘은 서로 보완되어야 한다.
중국의 미래를 결정할 것은 공산당이 얼마나 강력한가만이 아니다. 중국 공산당이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기존의 성공을 가능하게 했던 정바카라조차 필요하다면 수정할 수 있는가가 더욱 중요하다.
민주주의도 독재도 아닌 제3의 길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바로 이 문제에서 출발한다. 그것은 민주주의를 포기하고 효율성만 추구하는 길도 아니고, 국가의 전략적 역할을 부정한 채 모든 문제를 시장에 맡기는 길도 아니다. 민주적 견제와 참여, 국가 주도 산업정바카라의 장기적 시야, 시장경제의 경쟁과 혁신을 결합하는 길이다.
국가를 발전시키는 능력과 발전한 국가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능력은 다르다. 전자는 자원을 집중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능력을 요구하지만, 후자는 자신이 성공시킨 방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때 과감하게 바꿀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한다.
중국식 독재 실용주의가 소련의 실패를 되풀이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중국은 과거의 슬롯주의 계획경제보다 유연한 시장과 산업정바카라을 활용해 왔다. 그러나 그 장점도 정치적 권력의 집중이 지나쳐 시장의 신호와 현장의 정보, 비판적인 의견을 차단할 때 약화될 수 있다.
중국이 지금까지의 성과를 넘어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하려면, 자신을 성공시킨 중앙집중적 권력이 스스로의 오류를 교정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민주주의 국가 역시 권력을 견제하면서 장기적인 정바카라을 추진하고, 실패를 인정하며, 슬롯 전체의 미래를 위해 제도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우리가 찾아야 할 제3의 길은 독재와 민주주의의 중간 지점이 아니다. 강력한 국가의 실행 능력과 민주주의의 자기교정 능력을 함께 갖춘 정치경제체제다.
중국의 성공 신화가 지속 가능한 발전모델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소련이 그랬듯 자신의 성공을 가능하게 한 제도의 경직성 때문에 한계에 부딪힐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지금까지 얼마나 빠르게 성장했느냐보다, 앞으로 자신의 오류를 얼마나 정직하게 인정하고 수정할 수 있느냐가 중국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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