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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핵무기를 포기하지 말았어야 하나?

결국 미국의 정치적 이익의 희생양이 될 모양이다.

byFrancis Lee

국가의 안보를 동맹국의 약속에만 의존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 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주는 현실은 냉혹하다. 동맹국의 지원은 국가의 생존을 지켜주는 중요한 수단이지만, 그 지원이 언제나 지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강대국의 국내 정치와 경제적 이해관계가 바뀌면 군사정보와 무기 지원도 협상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국가는 동맹을 강화하는 동시에, 지원이 흔들리는 순간에도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안보 역량을 갖춰야 한다. 핵무기와 같은 전략적 억제력도 이 맥락에서 검토해야 하지만, 핵무기 하나가 국가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우크라이나의 비극은 동맹의 중요성과 동시에 동맹에 대한 과도한 의존의 위험, 그리고 다층적인 자주국방의 필요성을 함께 보여준다.


2026년 10월 1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을 대규모로 공격했다. 미사일과 드론의 공습으로 키이우와 하르키우의 에너지 시설이 피해를 입었고, 우크라이나 당국은 60만 명 이상이 전력 공급 중단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겨울을 앞두고 전력과 난방 기반시설이 다시 공격받은 것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에서 더욱 주목해야 할 사실이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선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해 서방 파트너들로부터 사전 경고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조기경보 정보가 제때 전달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미국이 정보 공유를 전면 중단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중단시키기 위해 정보 지원을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의 군사정보와 민간기업의 위성통신 서비스에 대한 의존이 우크라이나의 취약성을 드러낸 것이다.


이 상황을 보며 한 가지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우크라이나는 결국 미국 정치의 도구였던 것일까?


그렇게 단정하는 것은 지나치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자기 영토와 주권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 미국 역시 러시아의 군사적 팽창을 억제하고 유럽의 안보 질서를 유지한다는 전략적 목적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왔다. 양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동안 동맹과 지원은 강력하게 작동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이해관계가 달라질 때다.


미국에는 전쟁을 계속 지원할지, 협상을 통해 종전을 추진할지, 러시아와 어떤 관계를 맺을지 선택할 여지가 있다. 정권이 바뀌면 정바카라도 달라질 수 있고, 국내 경제 사정이나 다른 지역의 위기에 따라 외교적 우선순위도 바뀐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는 러시아와의 전쟁을 자기 뜻대로 중단할 선택지가 없다. 미국의 정치가 바뀌어도 러시아의 군대와 미사일은 우크라이나 바로 옆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에너지 휴전을 선언했다고 해서 러시아가 실제로 공격을 멈추는 것도 아니다. 휴전의 구체적인 조건과 이행 방식이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격은 계속됐다. 외교적 선언과 실제 방어 능력 사이에는 거대한 간극이 존재한다.


동맹은 필요하다. 국가가 혼자 확보하기 어려운 군사력과 기술, 정보를 제공하고 적국의 공격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동맹국이 지원을 제공하는 이유에는 자국의 전략적 이해관계도 작용한다. 동맹국의 이해관계가 자국의 생존과 일치하는 동안에는 협력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지만, 양자의 이해가 충돌하면 지원의 범위와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정치적 도구로만 존재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생존에 필수적인 지원이 미국의 국내 정치와 외교적 판단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도 외면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가 선택할 수 있는 외교적 공간은 미국보다 좁고, 지원이 중단되었을 때 감당해야 할 대가는 훨씬 크다. 미국에는 다른 외교적 선택지가 있을 수 있지만 우크라이나에는 전쟁의 현실에서 벗어날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대칭성은 우크라이나의 과거를 돌아볼 때 더욱 뚜렷해진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됐을 때 우크라이나 영토에는 약 1,900기의 전략 핵탄두와 핵무장 대륙간탄도미사일, 전략폭격기 등이 남아 있었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자국 영토에 세계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핵무기가 배치된 상태에서 독립국가로 출발했다.


이후 우크라이나는 핵무기를 포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에 비핵보유국으로 가입했다. 1994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미국, 영국은 부다페스트 안전보장 각서에 서명했다. 러시아와 미국, 영국은 우크라이나의 독립과 주권, 기존 국경을 존중하고 무력으로 위협하거나 침해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 핵무기의 러시아 이전은 1996년까지 완료됐다.


오늘날 러시아의 침공을 경험한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이러한 과거는 뼈아픈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받은 안전보장 약속은 왜 국가의 생존을 지켜주지 못했는가?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병합했고, 2022년에는 전면적인 침공을 감행했다.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겠다고 약속했던 국가가 그 약속을 무너뜨렸다. 미국과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군사적·경제적 지원을 제공했지만, 자국 군대를 투입해 러시아와 직접 전쟁을 벌이지는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국제슬롯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전쟁의 직접적인 피해를 감당하고 있다.


물론 당시 우크라이나 영토에 핵무기가 있었다는 사실이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를 독자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완성된 핵전력을 보유했다는 뜻은 아니다. 핵무기의 지휘통제 체계는 소련 시절의 중앙집권적 구조에 묶여 있었으며, 우크라이나가 독자적인 핵전력을 유지하려면 지휘통제 체계와 운용 능력, 기술적 유지 기반을 새롭게 확보해야 했다. 핵무기를 그대로 보유하는 것이 당시 우크라이나에 현실적으로 가능했는지는 지금도 논쟁적인 문제다.


따라서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포기했기 때문에 침공당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핵무기를 보유했다면 전쟁 자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확언할 수도 없다. 핵무기를 가진 국가도 국지적 충돌이나 재래식 공격, 사이버 공격, 기반시설 파괴를 겪을 수 있으며, 핵무장 자체가 주변국의 군비 증강과 국제적 압박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핵 억제력의 의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는 잠재적 적국으로 하여금 전쟁의 비용을 극단적으로 높이도록 만들 수 있다. 러시아가 핵보유국이라는 사실은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면서도 러시아와 직접 전쟁을 벌이는 데 신중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핵무기는 국가의 안전을 완벽하게 보장하지는 않지만, 상대방이 군사적 행동을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하는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우크라이나의 사례는 핵무기 보유 여부에 관한 논쟁을 다시 제기한다. 핵 억제력이 국가의 생존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받은 안전보장이 실제 위기에서 충분한 보호를 제공할 수 있는지, 강대국의 약속이 무너졌을 때 비핵보유국은 무엇으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핵무장만을 유일한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은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일이다. 핵무기는 억제력의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지만, 국가의 안보는 하나의 무기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의 취약성은 핵무기 포기 여부뿐 아니라 장기간 전쟁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정보와 통신, 방공, 산업, 기반시설의 상당 부분을 외부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데서도 드러난다.


러시아가 미사일과 드론으로 발전소와 변전시설을 공격할 때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것은 핵무기만이 아니다. 공격을 미리 탐지하고 주민에게 경고하며 미사일을 요격하고 파괴된 시설을 신속하게 복구할 수 있어야 한다. 전력 공급이 중단되더라도 병원과 통신망, 군 지휘체계가 작동해야 한다.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군사정보와 위성통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현대전의 현실을 보여준다. 무기만 있다고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적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정찰위성, 미사일 발사를 탐지하는 조기경보체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지휘통제망, 통신을 유지하는 위성 네트워크가 모두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체계가 특정 국가의 정부나 특정 기업의 기술에 집중되어 있다면, 제공 주체의 정바카라이 바뀌거나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는 순간 방어 능력이 흔들릴 수 있다.


자주국방은 외국의 무기를 사지 않는다는 뜻도 아니고 국제협력을 거부한다는 뜻도 아니다. 핵심은 외부의 지원이 일시적으로 줄어들더라도 국가의 방어체계가 완전히 마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자체적인 조기경보와 정보 분석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동맹국의 위성정보와 정찰 자산은 중요한 자산이지만, 자국의 레이더와 정찰체계, 정보 분석 역량도 갖추어야 한다. 정보가 제때 전달되지 않으면 방공무기가 충분해도 대응할 시간을 잃을 수 있다.


다층적인 방공망과 지속적인 무기 생산 능력도 필요하다. 핵무기는 적의 대규모 침공을 억제할 수 있지만 날아오는 미사일과 드론을 직접 요격하지는 못한다. 방공미사일, 대드론 장비, 전자전 체계, 탄약 비축, 손상된 장비의 수리와 보충을 위한 산업 기반이 필요하다.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평시에 얼마나 많은 무기를 확보했는지만큼이나 얼마나 빠르게 생산하고 보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진다.


통신과 지휘통제의 독립성도 빼놓을 수 없다. 하나의 위성통신 서비스가 제한되거나 중단돼도 군의 작전이 마비되지 않도록 복수의 통신 경로와 대체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전시에 통신망이 끊어져도 부대가 명령을 수행하고 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지휘체계 역시 필요하다.


전력과 핵심 기반시설의 회복력도 중요하다. 모든 발전소와 변전시설을 완벽하게 보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발전과 송전망의 분산, 비상 전원, 대체 부품과 복구 인력의 확보, 병원과 상수도 같은 필수 서비스의 지속 능력을 갖춰야 한다. 자체적인 방위산업과 장기적인 동원 능력도 필수적이다. 동맹국의 무기를 구매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위기 때 탄약과 부품을 계속 공급하고 새로운 위협에 맞춰 무기체계를 개량하며 전쟁으로 손상된 시설과 장비를 신속하게 복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역량은 핵무기와 대체 관계가 아니라 보완 관계다. 핵 억제력은 적이 감수해야 할 전략적 위험을 높이고, 재래식 전력과 방공망은 실제 공격을 막거나 격퇴한다. 정보와 통신은 공격을 탐지하고 군사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도록 돕는다. 산업과 기반시설의 회복력은 국가가 장기간 전쟁을 견디도록 만든다. 국가의 안보는 단일한 무기가 아니라 서로 다른 방어 수단이 겹겹이 작동하는 체계에서 나온다.


한국에도 이 문제는 결코 낯설지 않다.


한국은 한미동맹과 미국의 핵우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미국의 확장억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동시에 한국은 자체적인 재래식 전력, 미사일 방어체계, 정찰·감시 역량, 방위산업 기반을 발전시켜 왔다.


우크라이나의 경험을 한국의 핵무장 필요성만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해석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핵무기 보유 여부를 논의하려면 억제 효과뿐 아니라 핵확산금지조약과 국제적 비확산 체제, 경제적 비용, 주변국의 대응, 한미동맹에 미칠 영향, 위기 상황에서의 지휘통제 문제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외국에 안보를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핵무기를 보유한다고 해서 모든 안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국이 우선해야 할 일은 외부의 지원이 없으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핵심 능력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독자적으로 탐지하고 분석할 수 있는가? 대규모 공격이 발생했을 때 충분한 방공 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가? 탄약과 요격미사일을 지속해서 생산하고 보충할 수 있는가? 위성통신과 지휘통제망이 공격받더라도 국가와 군의 의사결정 체계가 유지되는가? 주요 전력시설과 통신망이 손상됐을 때 얼마나 빨리 복구할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들은 핵무장을 둘러싼 찬반 논쟁과 별개로 반드시 답해야 한다.


동시에 미국과의 동맹도 더욱 제도적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확장억제가 실제 위기에서 어떤 협의 절차와 지휘체계를 통해 작동할 것인지, 정보와 무기 지원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인지, 미국의 정바카라이 바뀌더라도 한미 간 군사적 협력이 급격하게 흔들리지 않도록 어떤 장치를 마련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동맹의 신뢰는 정상회담에서 발표한 선언만으로 형성되지 않는다. 공동훈련, 정보 공유, 군수 지원, 지휘체계, 위기 대응 절차가 실제로 작동할 때 신뢰가 만들어진다.


우크라이나의 사례에서 배워야 할 것은 미국을 믿지 말라는 단순한 반미주의가 아니다. 미국과 협력하되 미국의 정바카라 변화가 국가의 생존을 위협하지 않도록 자체적인 대응 능력을 확보하라는 현실주의적 교훈이다.


국제정치에는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다.


국가들은 가치와 이념을 공유할 때 동맹을 맺기도 하지만, 동맹을 유지하는 데에는 전략적 이해관계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오늘의 협력 관계가 내일에도 같은 방식으로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방어한다는 명분과 러시아의 군사적 팽창을 억제한다는 전략적 이해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에너지 가격과 국내 정치, 러시아와의 협상 전략이 달라지면 우크라이나 지원의 우선순위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동맹을 일시적인 거래로만 보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제도화된 동맹은 국가가 혼자서는 확보하기 어려운 억제력과 자원을 제공한다. 문제는 동맹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과 동맹에 국가의 생존을 전적으로 맡기는 것을 구별하는 일이다.


우크라이나의 사례는 안전보장 약속과 군사적 방위 약속의 차이도 보여준다. 부다페스트 각서는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국경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을 담았지만, 침공이 발생하면 미국과 영국이 자동으로 참전한다는 집단방위조약은 아니었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의 방어를 서방 군대가 직접 대신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국제협정의 문구가 무엇을 약속하는지, 실제 위기에서 어떤 행동을 보장하는지 냉정하게 구분해야 한다. 외교적 약속은 소중하지만 그 약속이 실행되도록 뒷받침하는 제도와 능력이 없다면 위기 속에서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포기했던 역사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당시의 결정은 비확산 체제를 유지하고 독립국가의 지위를 안정시키려는 현실적 판단 속에서 이루어졌다. 이를 지금의 전쟁만으로 단순히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국제정치의 조건이 바뀌었을 때 안전보장 약속만으로는 국가의 생존을 보장하기 어려웠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 교훈을 핵무기라는 단일한 선택지로만 환원해서도 안 된다. 핵 억제력은 국가 안보의 중요한 요소일 수 있지만, 재래식 전력과 정보·통신 능력, 방위산업, 기반시설의 회복력, 지속 가능한 동맹이 함께 뒷받침되지 않으면 국가 전체의 방어체계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 국민이 감당하고 있는 전쟁의 대가를 생각한다면, 이 문제를 단순한 무기 보유 논쟁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국가의 생존을 보장하는 것은 동맹의 약속인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인가?


현실적으로는 둘 다 필요하다. 그러나 둘 중 하나가 흔들렸을 때 다른 하나가 국가를 지탱할 수 있어야 한다. 동맹은 국가의 방위력을 강화하는 수단이어야 한다. 자체적인 방어 능력은 동맹을 대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동맹이 흔들릴 때에도 국가가 무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필요하다.


우크라이나의 비극은 핵무기를 갖지 않았다는 한 가지 사실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독자적인 핵 억제력이 없었던 데다, 장기간 전쟁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정보와 통신, 방공, 산업, 기반시설의 상당 부분에서 외부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는 복합적인 취약성이 드러났다.


국가가 외교를 통해 평화를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외교적 약속만으로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 강대국의 이해관계가 바뀌더라도 국가의 생존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결국 우크라이나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핵무기를 가져야 하느냐는 것만이 아니다. 우리는 동맹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만 물을 것이 아니라, 동맹의 지원이 흔들리는 순간에도 국가를 지킬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준비되어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그것이 우크라이나의 비극에서 배워야 할 가장 현실적인 안보의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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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오래 살면서 종교와 여행과 문화 탐방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 지식으로 농사를 짓게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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