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가들은 여관에서 만난다 You All Meet in an Inn:
브리의 여관에 도착했다고 안전해진 것은 아니다. 톨킨의 소설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 일행이 만나는 ‘성큼걸이’는 모르는 사람이다. 그에게 도움받을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정체를 확신할 수 없다. 여관은 잠을 자는 장소이면서 낯선 사람을 믿을지 결정해야 하는 장소가 된다.
You All Meet in an Inn은 모험가들이 여관이나 술집 같은 공공장소에서 모이는 익숙한 시작이다. 너무 익숙해서 피해야 할 상투어처럼 취급되기도 한다. 그러나 탁자와 술잔이 문제인 것은 아니다. 인물들이 같은 자리에 있다는 사실만 제시하고, 왜 함께 움직여야 하는지는 생략할 때 시작이 막힌다.
〈반지의 제왕〉의 여관에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많다. 그곳에서 프로도가 예상치 못하게 반지를 끼게 되고 사라지는 사건은 그저 우스운 실수로 끝날 수 없다. 숨겨야 할 몸의 이상이 공개적인 구경거리가 된다. 잠깐 조용히 머물려던 계획이 사건 때문에 달라진다.
성큼걸이가 제공하는 보호도 이 상황 안에서 의미를 얻는다. 그는 어두운 구석에 앉아 있어서 신비로운 인물이 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일행이 미처 파악하지 못한 위험을 알고 대응한다. 경계심을 품을 이유와 그의 말을 들어야 할 이유가 함께 생긴다.
여관의 공공성은 장면 구성에 유용하다. 중요한 말이 옆 테이블까지 들릴 수 있고, 모르는 사람도 갑자기 끼어들 수 있다. 사적인 대화가 공개적인 사건으로 번지는 거리가 짧다. 만남의 장소가 곧 정보가 새어나가는 장소다.
〈드래곤랜스〉의 첫 소설 〈가을 황혼의 용〉에서는 옛 친구들이 약속한 시간이 지나 여관에 다시 모인다. 모두가 처음 만난다는 조건과 다르다. 독자가 모르는 과거를 인물들은 이미 공유하고 있다. 오랜만에 본 친구의 태도와 돌아오지 않은 사람의 빈자리가 함께 이야기를 만든다.
이 재회는 인물 소개를 이력서처럼 늘어놓지 않게 한다. 누가 먼저 농담을 하고, 누가 예전 일을 피하며, 누가 다른 사람의 변화를 알아보는지에서 관계가 보인다. 새로운 의뢰가 등장하기 전에 이미 테이블에 놓인 문제가 있다. 지난 약속이 실제로 무엇을 뜻했는가 하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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