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 시폰 드레스

by느릿느릿 아줌마와 나무늘보

“당신은 능력이 대단히 좋은 사람입니다. 아마 나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기게 된다면, 그리고 그 일이 우리에게 법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당신은 결국 법을 당신의 편으로 만들고 말겠죠. 당신이 충분히 그렇게 하고도 남을 사람이라는 사실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런 경우가 생긴다면 나는 당신을 완전히 의지하게 되겠죠. 당신의 능력이 내게는 아주 큰 힘이 되고 의지가 될 것입니다.”

그녀는 테이블 너머에서 다리를 꼬고 앉아있는 그를 향해 담담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나지막한 배경음악 위로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이른 오후의 호텔 라운지 바는, 마치 그런 종류의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정교하게 설계된 특수 장치처럼 보였다. 그녀는 그 장치에 딱 들어맞는 부속품이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처럼 다음 말을 꺼냈다.

“당신의 능력이 그만큼 크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의 능력 때문에 당신이 본래 받을 사랑의 크기보다 플러스알파로 사랑한다는 뜻입니다. 나를 속물이라고 생각해도 상관없어요. 하지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나 역시도 당신에게 온전히 헌신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당신의 능력에 의지하는 대신 당신은 나의 헌신을 취하는 것이죠. 잃을 것은 없습니다. 서로 윈 윈하는 관계, 기브 앤 테이크가 완벽하게 균형을 이루는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철저하게 계산된 관계라고 생각하고 그런 관계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정말로 그렇게 들리는군요. 철저하게 계산된 관계. 굳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도 당장에 내가 그런 생각이 드니 말입니다.”

그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커피 잔을 소서 위에 세련되게 내려놓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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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놓고 싶어서도 내려놓지 못해서도 아니었습니다. 되돌아보니 그저 좋아 썼습니다. 가장 나다울 수 있는 행위이기에 글을 씁니다. 그 종착이 타인을 위한 글쓰기이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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