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화가 치밀 때 글이 써지는 마법
평생 노름꾼으로 살다 심장마비로 돌아가신 아버지 때문에 돈은 민감한 소재이다. 돈이 관련된 일에 화가 치밀 때가 많다. 학교 견학 가서 수시로 용돈 보내달라는 막내 조카는 우리가 양육자니까 그러려니 하지만, 일해도 쌓일 틈 없이 빚 갚는데 다 쓰이고, 남들처럼 가족끼리 해외여행 한 번 못 가는 신세가 처량하다. 그 대신,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글쓰기가 있는 게 어디냐. 이 생각으로 버틴다.
일본을 오가며 몇 년 전 췌장암으로 하늘의 별이 된 이모가 어느 날, 나의 어머니이자 당신의 동생을 데리고 한의원에 간 일이 있다. 그때 한의사가 어머니 진맥을 보고는 가슴에 화가 가득 차여 있다고 했단다. 첫째 조카 돌잔치 하고 옥수수 알갱이처럼 치아가 빠진 어머니. 가난한 집안에서 일찍 시집가서 시집살이하며 오로지 딸들 잘 키우겠다는 일념으로 노름꾼 남편이 고생시켜도 꾹꾹 참아낸 결과는 치아 전체를 임플란트 해야 하는 현실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학원에서 일하며 번 돈으로 집 사는 대신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있던 집마저 팔아야 했을 때는 어머니 이외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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