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질 못해 왜

핵심 감정: 외로움

by안전기지민

나는 어릴 때부터 핵심 감정이 '외로움'이었던 것 같다. 그 외로움은 혼자 걷는 구불구불한 동네 길에서 두려움을 느끼게 했고 이유 없는 눈물이 흐르게 했고 쓸데없는 걱정에 휩싸이게 했다. 그래서 나는 도망쳤다. 커다란 동굴로부터 나는 달리고 또 달렸다. 언젠가는 더 나아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어진 하루를 내달렸다. 하루를 음미하기보다 달리느라 놓치는 게 참 많았다.


당신의 삶은 어떠한가. 외롭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 대부분이 곁에 사람이 있지만 은근한 공허를 느낀다. 그 공허는 뭐라 설명되기 어렵지만 우리는 눈빛으로 맞아, 그게 그거야, 하면서 통한다. 매일 채우고 채우는데 더 빈 것 같은 느낌. 나는 내달리고 있는데 어느새 사람들보다 저 멀리 뒤처진 느낌. 다들 1인분씩은 하는데 나는 0.5인분을 겨우 하는 기분. 유쾌하지도 불쾌하지 익숙하지도 낯설지도 않은 그런 기분을.


우리는 매일 배운다. 뭔가를 배우고 또 배우지만 늘지 않아 답답하다. 글도 써보고 운동도 해보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보고 어떤 무리에 껴 보기도 하지만 내 옷이 아닌 것 같다. 나는 '외로움'이라는 감정 때문에 가끔 실수를 했다. 쉽게 누군가를 믿기도 하고 더 나아가 사랑하기도 했다. 별 거 아닌 것에 쉽게 중독되기도 하고 끊기 위해 시간을 쓰기도 했다. 낮은 벌이의 일을 하기도 했고 그 일을 관두기까지 뒹굴어야 했다. 타인의 취향이 내 것이 되기도 했고 내 특유의 냄새가 사라지기도 했다. 외로움은 내게 그런 것들을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내게 도움이 되는 것들도 있었다.


'혼자 있는 시간을 힘들게 느끼지 않게 되었다. 타인의 취향을 그냥 바라보게 되었다. 남들이 사는 모습이 다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삶에 엄청 특별한 뭔가가 없어도 괜찮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통제하지 않아도 삶은 잘만 돌아간다는 걸 알았다. 타인의 쓴소리가 공중의 음파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도, 내가 한 실수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것도, 나는 실수나 실패를 통해 성장한다는 것도, 나는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레 매일 뭔가를 배우고 있다는 것도, 숨이 간신히 달려 있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도, 나보다 삶이 더 바닥인 사람들도 감사를 느끼며 산다는 것도, 이 모든 걸 외로움을 통해 알았다.'


그러니까 조금은 외로워도 괜찮다. 그 시간은 나에게 뭔가를 가르쳐 주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고 마음의 공허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외로움의 시간을 버틸 때 추천하는 의식 몇 개가 있다.

1. 나 자신의 취향을 정확히 알아 갈 것

타인 말고 나 말이야. 내가 뭘 좋아해? 싫어해? 잘해? 못해? 뭐가 편안해? 불편해? 나에 대해 깊이 알아가는 시간, 나의 취향을 정확히 알고 내 퍼스널 컬러를 아는 시간이 필요하다. 늘 타인의 눈치를 살피고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 내 시간을 썼다면 이제는 온전히 나를 사랑해 주고 내가 내 편이 되어주는 시간을 쓰자.


2. 그냥 해보기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여행 가보기, 무직이라면 온라인 게임을 가져보기, 공부를 시작하기, 소개팅에 나가보기, 도서관에서 종일 바카라 읽기, 한강이든 어디든 달리기, 연락하지 않던 친구에게 안부 묻기, 부모님에게 전화하기, 가구 위치 바꾸기, 영화든 뭐든 정주행 하기 등. 그냥 머뭇거렸던 일이 있다면 그냥 해보자.

3.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온전히 초점 맞추기

배우자, 자녀, 부모님, 연인, 친구 등. 늘 나만 바라보고 있어서 익숙한 사람들. 그들의 말, 이야기들을 그냥 들어줘보자. 날 좋아해 주는 게 당연했던 사람들에게 경청으로 보답해 보자. 그들에게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맙다고, 참 수고 많았다고, 이제는 나도 그 사랑을 더 내어주며 살고 싶다고 말해보자.


4. 일기를 쓰고 운동하고 군것질을 멀리하기

일기를 쓰면 내 하루가 보인다. 운동을 하면 뇌가 자극돼서 활력을 얻는다. 군것질을 끊으면 영양소가 가득한 식사를 하게 된다. 누군가에게 케이크 한 조각이 큰 힐링이겠지만 그건 아주 가끔이다. 밀가루, 고열량, 고탄수화물은 우리 뇌를 피로하고 감정을 예민하게 만든다. 우리는 어쩌면 아주 적은 음식으로도 살아갈 수 있는 강한 존재다. 별 거 아닌 루틴을 지키다 보면 규칙적인 내 삶이 꽤 맘에 드는 날이 온다.


5. 용서하기

용서, 감사는 세포를 재생시키고 마음에 평안을 주고 수명을 늘려준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나 자신을 먼저 용서하고 내게 피해를 준 상대방을 용서하고 주변인들이 다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트라를 읊자. 그리고 명상 비슷하게 그냥 멍 때리는 시간을 가지며 머릿속을 비우자. 과거에서 답을 자꾸 바라지 말고 그저 흘려보내자. 그땐 그게 최선이었다고 생각하자. 우리 모두가 미숙했다고, 이제는 아니라고 말하자. 이만 용서해야 한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해야 한다.

당신의 하루가 너무 힘들지 않기를, 당신이 늘 평안하기를, 당신이 당신을 마음에 들어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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