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작하는 연인들

(부제: 30년 부부 생활의 신혼 프로젝트)

by김정


우리 부부는 결혼한 지 30년이 넘었다. 평온하게 지내는 중에 남편이 다른 지역으로 온라인 게임 이동하게 되었다. 결혼 후 주말 부부는 처음이라 어색하고 낯설었다. 나이 들어 주말부부는 전생에 나라를 구한 사람이라는데, 내 마음은 그렇지 못했다. 덜렁 혼자 버려진 듯한 유기 감과 불안이 스멀거렸다.


우리는 전화로 생존을 확인하면서 소소한 이야기를 한다. 온라인 게임에서 속상했던 일, 또 재밌었던 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매일 하다 보면 그리웠던 남편은 빨랫감을 한 아름 안고 토요일에 집에 온다. 남편은 주로 저녁 혼밥을 해서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이 늘 고프다. 우리는 맛있는 고기를 먹으면서 “짠~.”술잔을 부딪히며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남편은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일요일 저녁에 다시 제천으로 떠난다.

어느덧 두 달째 주말 부부의 모양새가 갖춰지고 있다. 나잇값도 못 하는 아줌마라고 주위 사람들은 수군댈 것이지만, 나는 주중 남편 부재에 대한 내 마음의 불안이 애처롭다. 혼자 눕는 침대는 어색하고, 우두커니 큰 방은 썰렁하다. 나는 또 혼자 지내야 하는 일주일에 대해 씩씩하게 각오한다. 최소 3년은 주말부부를 해야 할 것 같아 어떻게 즐겨 볼까, 고민해 본다.

처음 시작하는 연인들처럼 설레고 그리운 연애를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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