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K 엄마?

by김정

오랜만에 집에 온 작은 아이가 김치찌개를 먹고 나에게 촌철살인을 날렸다.

“엄마 이 김치찌개 어떻게 만들었어? 어떻게 만들면 이 맛이 날까? 나는 서울에서 엄마 김치로 찌개 끓이면 이 맛이 안 나던데.”

그 옛날 추억과 맛이 있는 친정엄마 음식을 먹고 내가 늘 했던 말인데, 이 말을 내 딸에게 내가 듣게 된다니 100점 성적표를 받은 것처럼 기분이 들떴다. 요즘 어떤 부분을 대표하는 표현으로 ‘ K’자를 붙여 호칭한다. 나는 김치찌개 맛있게 하는 K 엄마가 된 듯 어깨가 으쓱했다.


나는 후다닥 쉽게 하는 요리를 잘 못한다. 내가 하면 어묵볶음도 맛이 없고, 멸치볶음도 괜스레 맛이 덜하다. 대기업 표 양념을 적절히 못쓰는 이유이다. 아이들 키우면서 바쁘다는 핑계로 즉석 음식도 많이 먹이고 먹거리에 신경을 많이 못 쓴 것 같아서 늘 미안했다. 그럼에도 과분한 칭찬을 들으니 살짝 흥분됐다. 음식 솜씨가 빼어나지는 않지만 내 새끼 입에 들어가는 음식은 늘 정성을 다한다는 그것을 알아준 것 같았다. 김치찌개 하나를 끓여도 정성스럽게 국물 내고, 돼지고기 밑간을 해 놓고, 묵은김치랑 서로 어우러지게 손으로 조물조물 버무려 뚜껑을 꼭 닫아 뭉근하게 끓여 낸다.

내가 울 엄마 깊은 손맛이 느껴지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받았던 감동과 위로를 우리 작은아이가 나에게 받은 것 같아 마음이 좋다. 작은 아이는 맛있는 김치찌개 먹고, 나는 아이의 따뜻한 말에 감동 먹고.

앗! 감동은 ‘먹는 것’이 아니고 ‘받는 것’이라고 국어 선생님 하는 큰 아이가 알려주었는데….

아이는 정성 가득 김치찌개 먹고, 엄마는 맛있는 표현에 감동 받고.

우리 집에 보글보글 찌개가 이 계절 맛있게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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