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타령

by눈물과 미소


어제 저녁 잇솔질을 하는 중이었다. 입안을 헹구기 위해 몸을 숙이는데, 허리가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앞으로 숙여지며 상체가 무너지는 느낌이 드는 것이 아닌가. 지난 번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기 시작하던 순간의 바로 그 느낌이었다. 이거 큰일이다 싶어 팔로 세면대를 움켜잡아 상체를 일으켰다. 가까스로 우지끈 소리가 나는 일은 면했지만 그 길로 허리 통증이 시작되었다.


당분간 최대한 허리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누워있다가 일어날 때는 몸을 옆으로 굴려 일어난다. 세수할 때는 허리를 굽히는 대신 다리를 구부리고, 다리에 바지를 꿸 때는 바지를 바닥에 내려놓다시피 하여 발을 집어넣은 후 바지를 올린다. 양말을 신을 때는 침대에 앉아서 최대한 허리를 숙이지 않은 채 한 발을 조심스레 다른 무릎에 올려놓고 신는다. 사무실에서는 너무 오래 앉은 자세를 유지하지 않고[아니, 못하므로] 자리에서 일어서 있기로 한다.


피아노 연습도 금세 접고 일어난다. 설거지를 미뤄둔 것처럼 머리 감는 것도 하루 미룰까 심각하게 고민한다. 그래도 조심조심 머리는 감아볼까, 생각으로 화장실에 들어가 보지만, 허리가 심하게 뻐근해져옴을 느끼고 포기한다.헬스장에는 언제 다시 갈 수 있을지 묘연하다.


바닥에 물건이라도 떨어뜨리면, 아고아고 허리야, 허리 타령이 시작된다. 오래 사용하지 않던 마사지봉을 허리 밑에 넣고 이리저리 마사지를 한다. 끄응 소리가 절로 난다. 곡소리가 아니고 타령 소리라 다행이라 해야 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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