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필요했던 것 같다.

by눈물과 미소


줌파 라히리의 <일시적인 문제>에서, 슈쿠마와의 관계에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판단한 쇼바는 집을 '숙소'처럼 대한다. 예전처럼 식료품을 팬트리에 꽉꽉 채워넣지도 않고, 요리도 하지 않으며, 옷도 아무 데나 벗어 걸쳐 놓는다. 나도 그랬었다.

결국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노력을 기울여 보기로 최근 결심했다. (결심을 하게 된 계기는, 아이가 관계 회복 및 형성에서 크나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내 탓인 것처럼 느껴져서이다. 관계가 틀어졌을 때 어떻게 대처하고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아이는 배울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지금 겪는 어려움이 더욱 심각해진 것만 같다.)


그래서 요리도 하고, 집청소도 한다. 오늘은 말그대로 쓰레기장 같았던 다용도실 분리수거장을 깨끗하게 치웠다. 한없이 무너졌던 무언가가 회복된다는 느낌에 마음 한 켠이 뿌듯하다.

신기한 것은, 겪고 있던 섭식 장애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이다.


가족이 필요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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