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왕따 엄마 일기

by눈물과 미소


등교를 거부하며 우는 아이를 뒤로 하고 출근을 했다.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퇴근길은 멀게 느껴졌다. 입술이 바짝바짝 말라왔다. 곧 지하철 역에서 내려 집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간절한 마음으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는지 아이는 금세 전화를 받았다. 아빠의 설득으로 학교에 다녀왔다고 했다.

"오늘 학교 어땠니? 선생님과 상담했어? 지금 마음은 어때?"

아이가 전화를 받자마자 폭풍 질문을 쏟아냈다.

"음, 좀 괜찮아졌어요."

아이의 목소리 톤이 한층 밝아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떤 일이 있었길래 괜찮아졌는지 연거푸 질문을 했더니, 아이는 내가 집에 도착하면 얘기하겠다며 대답을 피했다. 대답을 피했다기보다 나를 자제시켰다는 표현이 옳을지도 모르겠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이의 표정을 살핀 후 예의 그 질문들을 다시금 쏟아냈다. 아이는 교실에는 들어가지 않고 상담선생님 및 담임선생님과 상담만 하고 돌아왔다며 운을 뗐다. 한 달 후 전학을 간다는 전제하에--그러면 딱 한 달만 얼굴에 철판을 깔고 지내면 되니까--사이가 틀어졌던 친구들과도 한 명씩 이야기를 나눠보고, 또 점심을 먹지 않는 다른 친구들과도 하루에 한 번씩은 이야기를 걸어 보기로 선생님과 약속했다는 것이었다.


한 달만 버티면 지금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는 소망과, 자신을 외면하던 친구들과 조금이라도 관계가 개선될지 모른다는 일말의 기대감으로 마음이 편안해졌던지, 아이는 동생과 제법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담임 선생님과 통화를 했다. 아이에게는 한 달 후 전학을 가는 것으로 알고 있게 하자고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그리고 아이에게는 비밀인데 학력 인정 기관에 가는 방법도 있다고 알려주셨다. 부적응 학생들이 가는 학력 인정 기관이라니, 마음이 다소 무거워졌다.


한 달 동안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작가의 이전글킥보드가 그리도 소중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