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7.22)
덜컥덜컥 겁이 난다.
아버지는 입원해있고, 동생은 왼쪽 눈을 실명했고,
내가 바카라임져줄 수 있는 것도 아니건만
무한한 무서운 상상이 덮쳐온다.
이 상황에 내가 일상을 지내는 게 당연한가?
이런 어리석은 생각도 한다.
장애인 가족을 둔 삶에
나는 적응하기가 힘들다.
누구나 그런 걸까?
답을 구하자니 답이 있는 문제도 아니고
힘을 내자니 막막하다.
다만 그저
살아내겠다는 아버지의 의지를 볼 때마다,
동생의 소식을 그래도 전해들을 때마다,
내가 오히려 용기를 얻는다.
나의 용기를 전할 방법이 없을까, 싶다가도
나는 작가니까 작품으로 전하는 게 가장 좋을까,
어렸을 때부터 작가로 그저 받아들여졌으니
그들에게도 내가 작가로서 살아나가는 것이
하나의 용기가 될까,
여러 생각이 머문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은 이해도 안 되고
고통은 함께하면 위로가 된다는 것도 받아들여지지가 않는다.
하지만 용기라는 말은 어쩐지
그래도 내 마음에 가닿는다.
나의 용기가 당신에게 가닿을 수 있다면,
내가 작품으로나마 우리를 기억하게 한다면 좋겠다.
어쩌면 끝내 잃지 말아야 할 것은
결코 사소하지 않을, 용기 한 웅큼.
동생의 꿈이었던 마술사의 서사를 쓸 수도 있고,
아버지가 가꾸던 난을 소품으로 이야기를 만들 수도 있고,
나는 할 수 있는 게 많다.
용기를 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