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7.16)
나는 온라인카지노스토리에 1년 동안 매주 수요일마다 (초반부에는 두번) 글을 써왔는데
이번주 수요일 펑크가 나버렸다.
글을 쓰는 일이 외롭기도 했고, 글감이 생각나지 않았고,
혼자 지내는 와중에 사는 일이 버겁기도 했다.
그러다 그래도 해야만 하는 작업들이 있어서
카페에 있는 와중에
버즈를 귀에 꼽고 걸어가다가
내 발걸음 소리가 쿵쿵쿵 들렸다.
내 심장 소리 같았다.
어떤 반응이나 대단한 화제를 원해서 여기서 글을 써왔던 것이 아니었다.
부지런히 나름대로 써왔는데,
오늘에서야 어제 내가 글을 못 쓴 것이 조금은 후회스럽다.
그래서 근황이라도 써내려가보자면
나는 요즘 연기워크숍을 들어가 연기를 배우고 있다.
배우가 되고 싶다는 욕심은 아니고,
작가이자 연출가로서 배우의 언어를 배우고 싶었다.
박연하 배우님에게서 연기란 무엇인지 흥미롭게 배우고 있다.
리딩이나 작품에 대한 분석보다도
더 흥미로운 건 움직임에 관한 것인데,
서로 말과 말을 주고 받는 것이나
손만으로도 서로 연결될 수 있는 감각들이 신기했다.
말로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아쉬울 정도다.
10월에는 공연으로도 올리게 되는데,
나로서는 리딩만으로 아, 내가 정말 해낼 수 있을까 싶은 순간이
한 두번이 아니다.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내가 얼마나 타인 앞에서 자의식 없이
오롯이 서 있을 수 있는지
그것만으로도 어렵게 느껴졌다.
나는 글을 쓸 때도 그렇게 느끼고 있는가?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글을 써왔다.
부끄러움이 없었고, 거침없었고, 눈치보지 않았다.
어떤 성취를 기대하지 않았고, 그저 쓰기만 했다.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게 좋았고,
선생님에게 보여주는 것도 좋았고,
내 글을 누구에게든지 보여주는 그 순간이 좋았다.
내 글을 그저 기록하는 데 쓰는 것보다
생생한 반응을 느끼는 게 좋았다.
그래서 연극을 택했는지도 모른다.
연극은 현장성이 있고,
내가 외면할래야 외면할 수가 없다.
관객석에 앉아있으면
내 작품에 대한 반응을 즉각적으로 느끼니까.
최근에는 그러나
성취에 급급한 글쓰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내 글을 보여주는 일이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계속 글을 썼다.
또다시 글감을 찾고 새로운 작품을 써야 하지만,
그간의 작품을 다시 수정해야 할테지만,
나는 나를 토닥여주고 싶다.
생전 엄마가 나에게 남겨준 짧은 글이다.
이 글을 나는 조금은 잊고 살았다.
희망의 글.
나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당신에게도, 나에게도
희망이 되는 그런 글.
희망의 글이란 무얼까.
나에게는 내일이 기대되는 삶이다.
그리하여 오늘이 찬란한 삶이다.
그런 삶을 느낄 수 있도록 글을 쓴다면
그게 희망의 글이겠지.
나는 내가 다시 온라인카지노로 돌아올 수 있을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는지 모른다.
고작 하루이지만,
어제 쓸 글을 오늘 썼을 뿐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에게는 그 한 걸음이
내 심장 박동 소리 하나다.
당신에게도,
그런 두근거리는 일이 오늘 있었기를.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나의 이 두근거림을 함께 느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