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치료 상담 일지 - 여전한 트라우마, 그러나

(26.06.29)

by김옥미

이번 심리치료 상담에서

내 트라우마가 엄마와의 어느 시절에 닿아있다는 것을 알았다.


엄마가 어떤 말에도 행동에도

반응을 해주지않고 무반응으로 일관할 때

나는 큰 무력감을 안고

그럼에도 관심받으려 애썼던 장면이 떠오른 것이다.


엄마는 나름대로 술을 마시거나

자신만의 이유로 침잠해있었을테지만

나는 사실상 관련 없는 이유로

방치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 내가 아픈 장면이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이 장면을 찾아내고서 선생님께 말을 했을 때

"세상에"라는 반응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무시 당한다는 느낌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제와서 생각하면

엄마는 엄마의 아픔이 가장 우선이어서,

사실 인간이라면 다 그럴테지만

이 와중에도 엄마를 위해 변명하고 싶지만

나는 내 아픔이 우선이지 못했던 것이다.


그 때의 나에게 뭐라고 해주고 싶냐고 물어봐주어서

불쌍하다, 등의 말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여러가지 치료적 일환으로 여러 대화가 오갔지만

중요한 지점은

내가 나에게 어떤 위로를 건네는 것이

아주 어렵다는 것이었다.


상상조차 하는 것이 꺼림칙해서,

과거의 나에게 현재의 내가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나에게 정말 어려운 행동이구나, 싶었다.


그 때의 나는 지금의 나에게

그저 소리지르고 꺼지라는 말만 하고 있는 듯 했고,

나는 그 아이가 그저 입원을 했으면 좋겠다 싶었고,


이 치료에서 내가 결국 눈물을 흘린 순간은

"제대로 된 어른이, 그 상황을 해결해줬으면..."

나도 모르게 '어른'을 이야기한 지점이었다.


나는 스스로에게 위로를 건넬 수도 없는 상황에

어쩌면 그 나이에 그저 머물러있을지도 모르면서

어른의 따뜻함을 갈구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만의 이유로

아이에게 상처주는 상황에

나는 어쩔줄을 몰랐구나, 싶다.


이제 나도 어른이라면 어른인데

내가 나에게 진정 위로를 건넬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조금이나마, 소원으로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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