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아버지라는 지붕

(26.06.19)

by김옥미

아버지를 생각하면 나는 운전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운전을 정말 편안하게 잘 하셨고

운전 중에 험한 말 한 마디 들어본 적이 없다.


무엇보다 외할머니댁이 시골이라

장거리 운전을 할 때에는

더울 때나 추울 때 꼭 한 시간 정도는 미리 먼저 차에 이런저런 준비를 해두셨다.

에어컨이나 히터를 미리 켜놓아서 차 안 내부를 쾌적하게 만들고,

의자를 다 젖혀서 푹신한 매트를 깔고 이불까지 딱 덮을 수 있게끔 해두었다.

내가 워낙에 차 안에서 자는 것을 좋아하는 탓에

어릴 때부터 그렇게 아버지는 차를 항상 세팅해두었다.


눈 깜박 감고 뜨고 나면 도착지에 있고는 했는데,

잠 한 번 안 깨고 편안하게 도착하는 그 드라이브가 나는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아버지의 정성을 누리던 나날들이 그립다.

운전을 좋아하던 아버지가 지금은 장애인 전동차를 타지만,

나는 그 전동차에 지붕을 달아드렸고, 푹신한 카시트를 주문해드렸다.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최선이라면 최선일까.


때로 자식은 부모에게 너무 많은 걸 받고도 다시 되돌려드릴 방법이 너무 소소할 때가 있다.

나의 큰 지붕에게, 그런 작은 지붕으로밖에는 보답할 수 밖에 없을 때

나 스스로에게 괜히 서운해진다.


아버지가 고집했던 일상이 또 하나 있는데,

그건 외식하러 갔을 때 고기를 굽는 일이었다.

힘들 법도 한데, 매번 집게와 가위를 들고 척척 고기를 구웠다.

맛을 보장하는 아버지의 자부심인지라 가족 누구도 말릴 수는 없었지만

아버지 나름의 가족들을 위한 정성이었으리라 생각한다.


내가 살아가는 일이 그리 대단할 것도 없으리라고 생각될 때

부모에게는 그저 자식으로서 내가 하루하루 견뎌내주는 것이 또 다른 정성이라고

그렇게 믿고 싶어진다.


아버지의 지붕에 한참 따라가지도 못하는

작은 정성일지라도,

전동차를 타고서도 여전히 안전운전 할 아버지를 생각하면 정말 그렇다.


함께 타기엔 아버지의 전동차는 1인용이지만,

나는 여전히 아버지가 내 생에 베스트 드라이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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