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6.19)
온라인카지노에 글을 쓰기 시작한 지 1년이 넘었다.
25년 6월 20일에 시작했으니, 거의 딱 1년이다.
367쪽에 해당하는
시/에세이/일기/상딤치료일지/정신과치료일지/희곡/편지 등의 내용을
재구성하여 게시하는 작업을 거쳤고
그 중에 찬찬히 새로운 글도 업로드했다.
매주 수요일 12시에 글을 올려왔는데
읽어주는 분이 있고 반응도 보여주는 분이 있어 감사했다.
이제는 글감에 부담스러워진 상황이긴 한데,
그만큼 일상이 평화로워졌다고도 할 수 있겠다.
나에게 글감이란 평화와는 거리가 멀다고 착각하던 때가 있었으나
지금은 그렇게 생각지 않으니까.
작가란 무엇인가.
결국 '주제'를 이끌어내고 상대에게 그 주제로서 가닿을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에 살아오기도 했다.
그러나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그저 한 장면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작품을 완성시킨 것이나 다름 없다 생각한다.
꼭 어떤 것을 극복하거나, 무엇을 증명하거나, 깊이 침잠할 필요가 없을 수 있겠다는 것이다.
성찰은 나에게 아주 유효한 생존의 방식으로 기능하지만
그 자체로 때때로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많은 일들이 사실은 그저 아무 의미 없는 일들로 남겨두어야 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 모든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다보면 풍선처럼 부풀어오를지언정 떠오르진 못한다.
나의 숨을 고르되 숨을 붙잡아선 안 되는 것이다.
이 사실을 이제 겨우 깨달아간다.
내가 계속 아픈 것에 거창한 서사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
내가 계속 살아가야 하는 것에 특별한 이유를 만들 필요도 없다.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는 일상에 선연한 목표를 둘 필요도 없다.
뻔한 말이지만,
몸이 반응하는대로, 마음이 움직이는대로, 심장이 뛰는 대로,
그저 그렇게 살아가면 된다.
그렇게 한 글자씩 써내려가면 그 뿐인데,
대단히 어떤 것으로 나를 규명하고 해체하려는 노력을
늘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것.
하다 보면 무엇인가 완성 되어 있고,
살다 보면 누군가 내 곁에 있음을 알아가겠지.
당신 또한 우연이든 필연이든 그저 내 곁에 존재할 따름이니까.
다시 돌고 돌아 여름으로 푸릇푸릇한 잎사귀들이 살아나
이유없이 내게 인사를 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