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긋는 것과 마음을 닫는 것은 다르다

우리에겐 적당한 온도가 필요하다

by이수 E Soo

나도 마음이 쓰이는 건 마찬가지였다.

누군가로 인해 마음이 힘들었던 날들이 나에게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녀가 느꼈을 서운함이 조금은 이해됐다.

나는 온라인 게임동료와의 선을 지키고 싶었다. 그렇다고 마음까지 닫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선을 긋는 것과 마음을 닫는 것은 다르다.

대화로 풀 수 있는 일이라면 이야기하고, 서로 오해가 있다면 풀고 싶었다. 그녀가 나에게 서운했던 마음을 그냥 남겨둔 채 헤어지고 싶지는 않았다.


오렌지빛 태양이 떠오르며 만들어낸 아침 하늘빛이 집 안으로 가득 들어왔다.

카메라를 들었다.

그 찬란함이 사라지기 전에 찍어두고 싶었다.

그러다 지난 몇 년 동안 함께 일했던 그녀가 떠올랐다.

그녀는 다음 날 마이애미로 떠난다. 한동안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파트타임으로 일하게 됐다.

떠나기 전에 서로의 마음을 한 번은 나누고 싶었다.

서랍에서 보라빛 카드를 꺼냈다.

함께 일했던 시간에 고마웠다는 말과 앞으로도 서로의 좋은 날과 힘든 날을 응원하고 싶다는 말을 적었다.


출근길에는 해바라기 한 다발을 샀다.

노란빛이 오늘 아침의 해를 닮아 있었다.

가을빛을 머금은 해바라기를 뒷좌석에 조심스럽게 놓고 회사로 향했다. 회사에 도착하기 전까지도 자꾸 꽃을 바라봤다. 이상하게 마음이 설렜다.

사무실에 들어가 그녀에게 해바라기를 건넸다.

“너는 나의 선샤인이야. 카드에 내 마음을 다 담았어. 그리고 나 때문에 마음이 힘들었다면 미안해.”

그녀는 나를 붙잡고 울기 시작했다.

한없이 울었다. 나는 말없이 그녀의 등을 다독여주었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들이 그녀의 눈물과 함께 흘러나오는 것 같았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위로했다.

그리고 앞으로의 삶을 응원했다.

서로에게 남아 있던 서운함과 아쉬움도 조금은 내려놓은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아침에 산 해바라기가 자꾸 생각났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할 때가 있다.

나에게도 그랬다.

가까워지고 싶지 않은 관계가 있고, 그 안에서 지켜야 할 선도 있다. 하지만 거리를 둔다고 해서 상대의 마음까지 외면할 필요는 없다.

나는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마음을 건넸다.

언젠가 그녀가 나를 떠올렸을 때,

‘그 사람, 참 따뜻했지.’ 그렇게 기억할 수 있다면 좋겠다.


카지노 게임의 이전글무료 추가의 유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