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시월, 가을빛에 물들다

by이수 E Soo

가을이 더욱 아름다워지는 시월이다.

가을빛이 가득한 날, 가을이 온통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매해 맞이하는 가을이지만 같은 가을은 하나도 없다. 계절이 바뀌는 동안 나뭇잎은 빛과 어둠, 바람과 햇살을 지나 저마다의 색으로 물든다. 그리고 마침내 가장 아름다운 빛을 내는 날을 맞이한다.

가을을 만끽하러 떠난 그날, 형형색색으로 물든 나무들이 나를 반갑게 맞아주는 듯했다.

토론토에서 동쪽으로 두 시간 사십 분을 달려 사일런트 레이크 주립공원(Silent Lake Provincial Park)에 도착했다. 이름처럼 고요한 공원. 눈앞에 잔잔하게 펼쳐진 드넓은 호수는 나를 잠시 그 자리에 머물게 했다.

나무들로 둘러싸인 숲길을 걷는데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낙엽이 춤추듯 흩날렸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오렌지와 노랑 사이의 빛으로 물든 나무들이 나를 가만히 내려다보는 것 같았다.

나는 나무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기념사진을 찍듯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카메라에 담았다. 나무들은 내가 사진을 찍는 동안 가만히 그 자리에 서 있어 주는 것 같았다. 그 순간이 좋아서 풍경을 눈에, 마음에 오래 담았다.

한 시간가량 호수를 따라 숲길을 걸었다. 잔잔한 호수 위로 햇살이 쏟아졌고, 물결을 따라 보석처럼 반짝이는 빛이 일렁였다. 눈이 부실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가을은 내게 캐나다를 새롭게 알게 해준 계절이다. 이곳에 와서야 계절이 바뀌는 풍경을 온몸으로 만끽하는 기쁨을 알게 되었다. 해마다 돌아오는 가을이지만, 그때마다 마주하는 빛은 다르고 마음에 남는 풍경도 다르다.

올해의 가을도 그렇게 내 안에 한 장의 사진처럼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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