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엄마 곰은 씩씩해

약속 현명하게 거절하는 방법

by썬이

벌써 「엄마곰은 씩씩해」의 마지막 글이다.

올리기 전에 처음 글부터 쭉 정독했다. 뭐랄까, 감회가 새롭다는 말이 이럴 때 쓰는 거구나 싶었다. 내 삶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데, 그게 또 싫지 않았다. 나는 내가 한 선택은 스스로 바카라임지고 싶어하는 사람이고, 아무리 어렵고 힘든 결과가 따라온다 해도 그걸 후회로 여기지 않는다. 그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더 나은 미래가 있다고 믿는다.

그러니 살이 쪘던 것도, 지금 이렇게 다이어트를 하게 된 것도, 결국은 나를 한 단계 성장시키기 위한 과정이 아닐까. 마지막 글을 앞두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무슨 이야기로 마무리할까 한참을 고민했다. 에세이의 주제가 다이어트인 만큼, 다이어터들에게 가장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해봤다. 그렇게 떠오른 게 바로〈약속을 현명하게 거절하는 방법〉이다.

이건 바디슬림 관장님께 처음 배운 스킬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조금 반항했다. 나는 사람을 정말 좋아하는 EEEE라서 약속을 거절하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렵고, 미안했다. 관장님이 약속을 현명하게 거절해보라고 하셨을 때도 나는 이렇게 말했던 것 같다.


"관장님… 저 진짜 잘할 수 있어요."
"이번엔 진짜 조금만 먹을 수 있어요."
"갔다 와도 금방 뺄 수 있어요! 진짜예요!"


틀린 말은 아니다. 잘할 수 있고, 조금 먹을 수 있고, 돌아와서 뺄 수도 있다.

하지만.

모임에 가서 혼자 조금 먹으면, 같이 간 사람이 괜히 눈치를 보게 된다. 그리고 먹은 만큼 빼는 기간이 고스란히 추가된다. 마음 편히 먹으면 대략 1킬로가 오르는데, 성실하게 빼도 3~4일, 흐트러지면 일주일이 걸리는 무게다. 안 그래도 긴 여정에 지쳐 있는 다이어터에게, 그 며칠은 결코 가볍지 않다.

물론 유지어터이거나 목표 무게에 거의 다 온 분들이라면 맛있게 먹고 또 빼면 된다. 하지만 하루빨리 '다이어터'라는 명찰을 내려놓고 싶은 분들께는, 솔직히 비추다. 그래서 오늘은 마지막으로, 현명하게 약속을 거절하는 방법을 함께 생각해보려 한다.



거짓말로 이유를 대면 죄바카라감이 생긴다. 그래서 나는 솔직하게 먼저 말해보는 걸 추천한다.



"나 다이어트 중이라 많이 못 먹을 것 같아서 미안해. 다음에 만나도 될까?"
"아 진짜 보고 싶었는데, 다이어트 중이라 못 볼 것 같아. 미안해…"
"보자고 해줘서 고마워. 다이어트만 아니면 만날 텐데!"
"하 왜 다이어트를 시작해선!!! 빨리 끝내고 너 먼저 만나러 갈게 ㅠㅠ"
"다이어트 시작해서 못 볼 것 같은데, 보자고 해줘서 너무 고마워! 덕분에 힘난다!"




이 정도면 대부분 "아, 다이어트 중이구나~ 알겠어, 다음에 보자!" 하고 다음 약속을 기약해준다.



두 번째 방법은, 다이어트를 하게 된 이유를 솔직하게 전하는 것이다. 나는 살이 쪄도 좀처럼 마음을 먹지 못했고, 의지를 찾지 못해서 계속 찌우기만 했다. 하지만 몸이 아팠고, 우울증이 왔고, 아이들을 지켜내야 했다. 그게 시작이었다. 그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전하는 것이다.




"췌장 수치가 높아졌대. 술을 못 마실 것 같아서… 미안해."
"건강검진 후에 먹는 약이 네 가지가 됐어. 이제 진짜 변하고 싶어서."




다만 이건 듣는 사람이 꽤 무겁게 받아들일 수 있다. 진짜 친한 친구에게만, 조심스럽게 꺼내는 걸 권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 더. 관장님께 배운 스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의외로 실용적이었는데 장염이나 배탈 핑계를 대는 것이었다. 웃기지만, 이 방법이 또 꽤 통한다. (죄바카라감 없이 쓸 수 있는 유일한 거짓말이랄까. ㅎ

부디 우리 다이어터들이 얼른 가벼워져서, 유지어터로서 친구들을 편하게 만나고 무게도 유지하는 그 시기에 다들 닿으시길 바란다.

나는 2026년 5월 27일 기준, 61.9kg. 먹던 약을 전부 끊었다. 그리고 총 31.7kg을 감량했다.

긴 여정이었다. 그리고 좋은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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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딸기 따러 갔을 땐, 조금 슬림해진 것 같을까요? 일부러 작년과 비슷한 옷으로 맞춰 입고 갔답니다. ^^

저처럼 매일 한정된 시간을 쪼개 사는 온라인 게임인도, 아이를 키우며 투잡을 뛰는 분도, 아이들에게 온전히 헌신하는 엄마도, 어쩔 수 없이 한부모가 된 분도, 늦게 공부를 다시 시작한 만학생도, 모아둔 돈이 많지 않아도, 매일 에너지가 없어서 의지가 바닥난 것 같아도 다이어트는 할 수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이 모든 것들이 있어도 30킬로를 뺐으니까요.

함께 빼요. 같이 해요. 할 수 있어요. 저는 항상 여기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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