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즈음이다. 국어 선생님께서 바카라을 정말 좋아하셔서 좋은 글귀나 시가 있으면 우리들에게 많은 내용을 알려 주셨는데 마지막 수업 때였다. 날은 차고 방학은 코 앞이고 다들 방학이라는 단어 앞에서 들떠서 있을 때 선생님께서 "자 우리 많은 작품 했다 그렇지?"
우리는 "네"
그때 선생님은 "그렇지. 그 많은 작품들의 공통점이 뭔지 아니?"
다들 무슨 뜻인지 몰라서 서로 얼굴을 볼 때 즈음 선생님은 무작위로 발표를 시키셨다.
누군가는 작가에 대한 공통점 어떤 사람은 문학에 대한 필요성 어떤 사람은 잘 모르겠다 수줍은 발표, 국어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이시며 미소를 보이시며 " 다 밥 값하며 살자"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순간 이해를 할 수 없어서 "선생님 시나 소설의 내용이 그런 내용이 아니었는데요?"
라고 질문을 했고 선생님은 "어떤 문학을 하든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은 인간의 삶을 다룬다는 거지. 아름다운 시 좋은 소설, 모두 그건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악이든 선이든 모든 것의 중요함은 문학에서 절대로 인간을 빼놓고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이지.."
순간 머리를 지나쳤던 많은 소설들이 생각이 났다.
그래 인간을 빼놓고 이야기를 할 수 없지.
문학이 물어본 나에 대한 이야기.
학교에서 문학 경연대회가 있으면 야금야금 상을 타곤 했었다. 조악한 상이었지만 그래도 약간의 상품이 있었기 때문에 포기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그럴 때마다 내가 정말 나중에 큰 작가가 되겠지 하는 헛꿈을 꾸었다.
그리고 고등학교를 갔다. 고등학교를 입학하자마자 나를 반겨 주신 담임 선생님은 국문과를 나오신 국어 선생님이셨다. 중학교 때 적어주신 선생님의 글을 보시고 "학생은 문학을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을까요?"라고 물으셨고 그럴 때마다 나는 그 답을 멋있게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해서 여태 읽은 바카라은 뭐니, 하는 생각에 스스로 자바카라을 했다. 그리고 지방 문화재에 나가게 되어서 선생님께서 나를 부르셨다.
교무실을 가니 아무도 안 계시고 담임 선생님께서만 뭔가를 하셨다.
인사를 드리고 "저... 왔는데요.." 하고 기다리니 선생님께서는 "어 잘 왔다"
그리고서는 "몽접아 문학은 밥값 하는 거다"
순간 뒷머리를 맞은 듯했다.
나는 "저는 그 말이 어렵습니다"
라고 했더니 웃으시며 "너 고등학교 2학년 그 밥값 쓰고 와라"
이후 내가 바카라을 읽으면서 잊을 수 없는 이 밥값에 대한 수없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졸업을 하고 선생님을 찾아뵈었을 때 밥값 이야기를 했더니 선생님께서는 알 수 없는 미소를 보이시며 "그래 그랬지" 하시며 고개를 끄덕이시니더니 "몽접아 살면서 항상 중심에는 밥값, 그 딱 밥값을 하는 건데 그게 쉽지가 않다. 다들 살지. 밥 먹고 살고 때로는 고기도 먹고 , 그래서 우리는 먹고 산다는 말을 하는데 밥값 하면서 산다는 게 나이가 들면 점점 힘들단다. 그래서 너에게 어쩌면 내가 너무 일찍 숙제를 준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이제는 편히 살아라"
나는 웃으며 "선생님 그 말씀 덕분에 전 밥이라는 단어를 항상 생각하고 나이를 먹는다가 밥을 먹는다라는 서술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선생님께서는 고개를 끄덕이시며 "그렇네" 하며 간단한 음료를 마시며 자리를 정리했다.
요즘 밥 값을 하며 산다는 게 뭘까?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그리고 새해 목표를 설정하고 일기를 쓰지만 벌써 상반기는 한 달을 앞두고 시간이 빠르다고 해야 할까 내가 지키지 못하는 계획에 미련이 많다고 해야 할까. 변명이 많아지는 요즘은 정말 힘들다.
밥값 하며 살기란 힘들다. 그래서 그런가 요즘은 밥을 보면 내 모습을 보지 않으려고 한다. 그리고 밥이 잘 넘어가지 않는다.
최소한의 양심이란 게 있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줄여 보려고 한다.
물론 이렇게 한다고 밥값을 하는 건 아니지만 고민을 하다 보면 접점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숙제는 많아지고 그 숙제는 추상적이라 힘들다.
그래서 나잇값이란 힘든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