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건 거의 힘들다. 금요일에는 거의 내가 못 본 바카라도 봐야 하고 청소도 해야 하고 밀린 옷도 빨아야 하고 이래저래 토요일에 하기 싫은 일들을 거의 하고 자기 때문이다. 루틴이다. 그리고 뒤늦게 일어난 토요일에는 아침에 커피를 내린다. 커피 머신을 산지는 꽤 되었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물 다음으로 많이 마시는 게 커피이다. 그래서 그럴까? 커피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서 드롭 커피부터 내려 마시는 커피 머신 그리고 네스카페 캡슐커피 머신까지, 물론 맥심 커피도 있다. 이래저래 구비를 하지만 무엇보다 요즘은 녹차를 즐겨 마시고 있다.
녹차에 대해 알고 싶어서 바카라을 읽은 적도 있고, 다기를 배우고 싶어서 6개월을 수강한 기억이 있다.
물의 온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고 일단 다기를 다루는 사람에 따라서 차의 맛이 달라진다는 선생님에 말씀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처음에는 설마 그럴까 했는데 현장에서 똑같이 시연을 했는데 정말 맛이 달랐다.
그게 어떤 의미인지 정확하게는 아직은 모른다. 다만 기다림과 끈기를 가지고 차를 다루어야 한다는 의미는 확실하게 배웠다.
그리고 나는 도자기로 주문을 해서 녹차를 우려 마신다. 정말 맛있다. 더울 때는 얼음에 타마시면서 열기를 내린다. 커피도 녹차도 카페인이 있어서 너무 마시면 잠을 자는데 힘들지만 그래도 커피보다는 녹차가 더 좋아서 한동안 정말 한 달 내내 마시기도 했다.
시간, 그래 시간은 내가 어떻게 보내는가가 중요한데 녹차를 우리는 시간만큼은 더디게 가는 것 같다.
물을 올리고 온도를 높이고 찻잎을 띄우고 다시 그 첫물은 버리고 다시 찻잎을 올리고 그렇게 하기를 두어 번 반복을 해서 마시는 녹차는 정말 맛있다. 누군가는 그냥 사서 마시면 되지라고 할지 모르겠다.
맞다, 사서 마시면 똑같다. 하지만 난 이 시간을 즐긴다.
북적거리고 사람들 많은 이 서울에서 유일하게 시간이 더디게 가는 이 시간을 유일하게 고집한다.
시간 총질량의 법칙에서 유일하게 벗어나는 이 시간이 나에게 주는 선물인 것 같아서 말이다.
다들 배달음식을 많이 먹는 요즘, 배달기사들의 빠르기는 너무 빠르고 나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그래서 가끔 생각한다. 서울은 왜 이리 빠르게 빠르게를 이야기할까.
당장 고향만 가도 시간이 더디게 가는 느낌을 받는다.
서울에서 30분은 굉장히 먼 거리이다. 지하철 역으로 따지면 10 정거장 정도는 되는 거리이다. 하지만 시골에서 30분은 그냥 간단하다. 걸어서 30분은 그 동네를 그냥 구경하고 남는 거리이다. 그래서 한적하다 못해 묵직한 동네 한 바퀴를 돌고 나면 시간이 남아서 똑같은 시간 대비 늦게 흐른다는 생각을 늘 받는다.
모든 게 다 빠를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작지만 소중한 이 시간을 지켜보려고 한다.
그래 , 질량은 보존법칙이다. 어딘가에서는 난 또 빠르게 살겠지.
하지만 일주일에 딱 3시간은 느리게 살아보고 싶다.
그러면 좀 쉬어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