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동안 번아웃을 경험하고 다시 고비를 넘기고 열심히 살고 있다. 번아웃을 어떻게 견뎠냐고 물어보면 그냥 눈을 감고 버티었다. 고등학교 시절 처음으로 놀이동산 바이킹을 탔다. 긴 줄에서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고 타는 것을 보고서 이유를 모르고 그냥 줄을 섰는데 이미 경험이 있던 친구들은 영리하게 재빨리 중간에 자리를 잡았고 나처럼 경험이 없는 친구들은 끝줄에 탔는데 그때 정말 죽는 구라,라는 말을 남발하면서 소리를 지르고 울고 마지막에는 바이킹 바에 손을 잡고는 아무 말 없이 내 몸을 떨면서 시간을 기다렸다. 그런 내 모습을 지켜본 친구는 괜찮아,라는 소리를 지르면서 물었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친구들은 "더 해 주세요"라고 말을 했고 안 그래도 힘들었지만 너는 멈춰주세요 라는 말도 할 수 없어서 시간을 기다리고 결국은 내리막 타임에 겨우 내릴 수 있었고 내리고 나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리고 화장실에 가서 구토를 했다.
시간을 버티고 어렵게 탄 바이킹으로 그 후 다시는 바이킹을 타지 않는다. 경험은 그렇게 중요하다. 난 최근의 번아웃을 이렇게 견뎠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이직과 사직을 번갈아 가면서 나를 갈아 넣으며 살았는데 주말이 오면 좋지만 일요일이 되면 회사 생각에 슬퍼서 나도 모르게 울고 바카라을 봐도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한 권의 바카라을 한 달 이상을 읽어야 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달라진 점은 내가 해야 할 일만 하고 더 이상은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가, 한결 마음이 편하다.
거절도 달라졌다. 더 이상 호구로 살지 않고 내가 할 일만 하고 있고 더 이상 남의 이야기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난 딱 받는 월급에 일만 하기로 하고 일을 하고 퇴근도 칼 퇴근을 하고 있다.
어차피 내가 퇴근을 하고 나면 남는 시간은 내가 하기에 따라서 하루가 달라진다. 그래서 최근에는 디지털 디톡스를 하고 있어서 lp로 음악을 들으면서 멍을 명상이라는 이름으로 하고 있고, 그러다 내가 최근에 안 것은 내 마음이 허하다는 거다.
열심히 살고 있다. 최근에 주식 계좌도 만들었다. 죽을 때까지 주식은 없다고 했던 내가 주식계좌도 만들고 뭔가 좀 더 열심히 살겠다고 행동파로 가는 내가 집에 도착을 했는데 왜 이리 허했는지 모르겠다.
냉장고를 열었는데 먹을 게 없다. 물도 없어서 편의점으로 가서 물을 사서 먹는데 한꺼번에 연달아 3컵을 마시고 물배를 채우고 속이 뻥하고 뚫리는 느낌을 받으며 그리고는 뭐 하지? 하고 주위를 보는데 그냥 허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고 무엇을 위해 내가 지금 있을까? 또 돌고 도는 질문에 정의를 내리기 위해 노력을 하는데 결국은 답 없는 질문에 일기를 쓰면서 몰려오는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서 가장 간단한 과자를 사서 먹으려고 뜯었는데 맛은 없고 정말 공허한 것은 내 마음이 허한 것도 있지만 공간도 허한 건지, 그래서 그런가 안 그래도 좁은데 더 살 것도 없는데 어떻게 하지 라는 생각을 한참 하는데 다시 바카라을 정리하면서 다들 사는 게 그렇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냥 성실하게 살자, 뭔가에 의미를 더 두지 말자 라는 말을 스스로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나이에 대한 무게가 어깨를 누르고 있다. 하지만 이게 공허함에 이유에 전부일 이유가 아닐 것이다. 그러니 찾아가면서 문제를 풀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