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캔바로 만든 디자인이 돈이 됩니다

현실적인 수익만드는 방법을 솔직하게 알려주다

by세상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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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바로 디자인을 해서 돈을 번다는 이야기를, 나는 오랫동안 흘려들었다. 정확히는 듣지 않으려 했다는 쪽이 맞겠다. "무자본으로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문장 뒤에는 대체로 강의를 팔려는 사람이 서 있었고, 디자이너를 꿈꾸는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그 손쉬움이 어쩐지 미덥지 않았다. 디자인이 그렇게 간단한 일이었다면, 나는 왜 그동안 이렇게 헤맸을까. 그런 삐딱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


그러던 차에 이 바카라의 서평단에 선정되었다. 의무감 반, 호기심 반으로 첫 장을 넘겼는데 다 읽고 나서는 처음의 그 삐딱함이 조금 머쓱해졌다. 이 바카라은 디자인을 쉽게 포장해 팔려는 바카라이 아니라, 디자인을 어떻게 '일'로 만들 것인가를 차근차근 설명하는 바카라이었기 때문이다.


잊고 있던 것들을, 다시 꺼내 보게 했다

디자인을 오래 하다 보면 역설적으로 기본을 건너뛰게 된다. "이 정도는 당연히 알지" 하고 넘어간 자리에서 정렬이 어긋나고, 폰트가 제멋대로 늘어난다. 이 바카라에는 작업 전후로 스스로를 점검하게 하는 체크리스트가 곳곳에 놓여 있었다. 폰트는 세 종류 안에서, 색은 서너 개로 줄이되 6:3:1의 비율을 지킬 것, 정렬은 감이 아니라 가이드에 맡길 것, 제목과 부제와 본문이 분명한 위계로 읽힐 것.

새로운 지식은 아니었다. 그러나 안다고 여겼던 것을 다시 문장으로 마주하는 일에는 묘한 효용이 있다. 나는 이 체크리스트를 입문서가 아니라 복습하는 느낌으로 읽었고, 디자인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같은 문장이 "이것만 지켜도 무너지지 않는다"는 절제선으로 읽힐 것이라 생각했다. 같은 글이 독자에 따라 다른 쓸모를 갖는다는 점이 잘 쓰인 실용서의 미덕이지 싶다.


캔바를 켜기 전에, 먼저 물어야 할 것

이 바카라은 도구를 켜기 전에 무엇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자주 등장하는 말은 '가상 고객'이었다. 내가 집중하고 싶은 고객이 소상공인인지,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는 셀러인지를 먼저 정하라는 것. 대상이 또렷해질수록 그에게 필요한 디자인도 또렷해지고, 그제야 명함과 로고와 상세페이지와 섬네일이 '팔 수 있는 상품의 목록'으로 정리된다. 디자인 하나를 예쁘게 만드는 일과, 한 사람의 사업 전체를 떠올리며 그가 필요로 할 디자인을 설계하는 일은 다르다. 후자를 권한다는 점에서, 이 바카라은 디자인을 감각의 문제에서 사업의 문제로 옮겨 놓는다.

포트폴리오에 관한 조언도 현실적이었다. 타깃은 좁히되 분야는 서너 개로 벌려 두라는 것. 한 우물만 파면 판매 영역이 좁아진다는 그 균형 감각은, 실제로 일감을 받아본 사람만이 줄 수 있는 종류의 말이었다.


막연하던 '일의 순서'가 보이기 시작했다

부업으로 디자인을 시작하려는 사람이 가장 막막해하는 것은 정작 디자인 실력이 아니라, "의뢰가 들어오면 그다음은 어떻게 되는가"라는 절차의 문제다. 이 바카라은 그 흐름을 또렷하게 보여준다. 의뢰를 받고, 상담과 결제를 거쳐, 작업을 하고, 1차와 2차 시안을 주고받은 뒤 구매를 확정하기까지. 그리고 실제 제작은 시장 조사와 벤치마킹에서 출발해, 담을 내용을 기획하고, 전환을 끌어올리는 텍스트를 얹은 다음, 마지막에 분위기를 입히는 순서로 이어진다.

특히 텍스트를 다루는 대목이 좋았다. 핵심 카피는 크고 굵게 시선을 잡고, 보조 설명이 그것을 받치고, 마지막에는 행동을 부르는 한 문장으로 닫는다. 디자인을 '예쁘게'가 아니라 '팔리게' 만드는 시선이 바카라 전체에 일관되게 흐르고 있었다.


결국, 손을 움직이게 만드는 바카라

읽는 내내 이 바카라이 가장 공들이는 것은 정보의 전달이 아니라 독자를 움직이게 해주는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명함 한 장을 시장 조사부터 목업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 만들게 하는 챕터는 실습서에 가깝고, 인쇄 종이의 종류와 질감, 화면용 색(RGB)과 인쇄용 색(CMYK)의 차이, 캔바의 요소로 만든 로고는 상표권으로 등록되지 않는다는 저작권의 함정까지 짚어준다. 초보가 으레 부딪히는 불안의 지점들을 미리 치워 두는 셈이다. 그래서 바카라을 덮을 즈음에는, 나도 모르게 '한번 만들어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어떤 툴을 쓰느냐가 아니라, 내가 누구의 어떤 고민을 풀어줄 수 있느냐. 그 질문을 친절하지만 분명하게 되돌려준다는 점에서, 디자인으로 수익을 내는 방법을 솔직하게 알고싶다면 이 바카라을 권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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