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장: 가공 세금계산서 발행이라는 올가미

by박태훈 작가

만년필을 내려놓은 바카라상 위에는 지독한 침묵이 흘렀다. 방금 전 최고일이 들고 나간 서류철의 잔상이 눈앞에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사인을 마친 종이 위에서 마르지 않은 잉크가 번지던 그 순간의 감촉이 손가락 끝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듯했다. 심장이 갈비뼈를 부수고 나올 것처럼 격렬하게 요동쳤다. 나는 손목을 내려다보았다. 애플워치의 화면은 이미 꺼져 있었지만, 그 차가운 액정 속에는 최고일이 내게 건넸던 회유와 압박, 그리고 불법적인 거래를 종용한 모든 음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것이 나를 살릴 동아줄이 될지, 아니면 내 목을 조를 올가미가 될지는 오직 앞으로의 행보에 달려 있었다.


최고일은 행동이 빨랐다. 결재가 떨어지기 무섭게 그는 경영지원팀의 실무자들을 재촉해 가공 세금계산서 발행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그가 기획한 올가미는 치밀했다. 단순히 종이 몇 장을 꾸미는 수준이 아니었다. 실물 거래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유령 거래를 완벽한 사실로 둔갑시키기 위해, 그는 우리와 긴밀한 관계에 있던 협력업체들을 끌어들였다. GP4의 서버 고도화 컨설팅 비용, 그리고 존재하지도 않는 데이터베이스 라이선스 도입 비용이라는 그럴듯한 명목이 붙었다.


대표님, 이제 홈택스 공인인증서와 법인 OTP 카드를 넘겨주셔야 합니다. 제가 직접 거래처 재무 담당자들과 조율해서 발행을 완료하겠습니다.


집무실 문을 열고 들어온 최고일의 목소리는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마치 매일 아침 결재 서류를 올리는 평범한 임원의 태도였다. 나는 서랍 깊숙한 곳에서 붉은색 OTP 카드와 공인인증서가 담긴 USB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 그것을 받아 쥐는 최고일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올라갔다. 그 미소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조력자의 미소가 아니었다. 덫에 발을 들여놓은 사냥감을 바라보는 포식자의 비릿한 만족감이었다.


나는 그가 나간 뒤, 협력업체인 소프트웨어 개발사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랜 시간 형 동생 하며 알고 지낸 사이였기에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에는 이미 불안감이 가득 묻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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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사장은 처음이라" 박태훈 작가의 온라인카지노 스토리 입니다. 24년차 야생 사업가, 10개 법인 운영 및 50개 아이템 성공 실패 경험, AI Native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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