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장. '조금만 더'의 유혹을 끊어내라

by박태훈 작가

2,000줄이라는 한계, 집중의 미학이라는 방어선을 세웠다고 안도했던 것은 잠시였다. 그 방어선 너머에는 또 다른, 훨씬 더 교활하고 달콤한 유혹이 도사리고 있었다. 바로 ‘조금만 더’라는 속삭임이었다. AI가 초고속으로 코드를 뱉어내고,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하는 시대에, 이 ‘조금만 더’는 나의 정신을 갉아먹는 가장 위험한 독이었다.


완성된 모듈을 AI Agent가 눈앞에 띄워주면, 나는 잠시 만족감에 젖었다. 모든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했고, 버그도 없었다. 2,000줄의 코드는 간결하고 효율적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내 안의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버튼의 그림자를 조금 더 미묘하게 바꾸면 어떨까? 0.1초만 더 빠르게 로딩되면 사용자들이 더 만족하지 않을까? 이 문구를 좀 더 시적으로 다듬으면 브랜드 이미지가 더 고급스러워질 텐데.”


그것은 치명적인 버그를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아니었다. 시스템의 핵심 기능을 개선해야 한다는 중대한 과제도 아니었다. 그저 ‘더 나은’, ‘더 완벽한’ 무언가를 향한 끝없는 욕망이었다. AI는 내가 던지는 어떤 명령이든 지치지 않고 수행했다. “이 버튼의 그림자 값을 5% 더 어둡게 해줘.” “이 애니메이션의 지속 시간을 0.05초 줄여줘.” “이 문구의 어조를 좀 더 친근하게 바꿔줘.” AI는 단 몇 초 만에 수십 가지의 변형된 결과물을 내놓았다. 나는 그 결과물들 사이에서 미세한 차이를 구분하려 애썼고, 또다시 그중 하나를 골라 ‘조금만 더’를 외쳤다.


이 과정은 마치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끊임없이 수정하려 애쓰는 것과 같았다. 만족은 잠시였고, 이내 또 다른 불완전함이 눈에 들어왔다. AI는 내가 원하는 대로 무한히 변형을 시도했지만, 나의 뇌는 그 끝없는 반복 속에서 점점 더 피폐해져 갔다. 어느 순간, 나는 내가 무엇을 위해 이토록 미세한 디테일에 집착하고 있는지조차 잊어버렸다. 명확한 목표 없이, 그저 ‘조금만 더’라는 주문에 사로잡혀 끝없는 루프에 갇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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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사장은 처음이라" 박태훈 작가의 온라인카지노 스토리 입니다. 24년차 야생 사업가, 10개 법인 운영 및 50개 아이템 성공 실패 경험, AI Native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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