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장: 경고를 외면한 어리석은 맹신

by박태훈 작가

옥상 문을 닫고 내려오는 계단은 유난히 길게 느껴졌다. 정 사원의 절박했던 눈빛과 떨리던 목소리가 잔상처럼 머릿속을 스쳤지만, 나는 계단을 한 칸씩 디딜 때마다 그 잔상을 의식적으로 지워냈다. 사장이라는 자리는 본디 외로운 법이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소음 중에서 진짜 가치 있는 목소리를 가려내야 하고, 때로는 눈앞의 사소한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냉정함을 유지해야 한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리더의 덕목이었고, 거대한 제국을 이끄는 수장이 취해야 할 태도였다. 내가 내린 결정은 틀리지 않았다. 최고일 이사는 내 제국을 지탱하는 가장 단단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둥이었고, 그 기둥을 흔들려는 그 어떤 시도도 용납해서는 안 되었다.


집무실로 돌아와 가죽 의자에 깊숙이 몸을 묻었을 때, 조심스러운 노크 소리와 함께 최고일 이사가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늘 그렇듯 정갈하게 정리된 서류철이 들려 있었다. 그는 내 안색을 살피더니, 평소처럼 인자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그 미소를 마주하는 순간, 조금 전 옥상에서 느꼈던 미세한 찜찜함과 불안감은 눈 녹듯 사라졌다. 이토록 나를 배려하고 회사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을 아주 잠시나마 의심하려 했다니, 오히려 내 스스로가 부끄러워질 지경이었다.


대표님, 방금 기획팀 정 사원과 면담을 나누신 모양입니다.


최고일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차분하고 나직한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나는 순간 가슴이 뜨끔했지만, 이내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아, 네. 잠시 옥상에 올라갔다가 마주쳤습니다. 별일은 아니었습니다. 회사 생활에 적응하는 게 조금 힘든 모양이더라고요. 요즘 젊은 친구들이 다 그렇지 않습니까.


최고일은 내 대답을 듣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얼굴에는 안타까움과 걱정이 교차하는 복잡한 표정이 피어올랐다.


그렇지 않아도 제가 대표님께 보고를 드려야 할지 고민하던 참이었습니다. 정 사원이 최근 업무 태도가 많이 흐트러진 데다, 사내에서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다닌다는 보고가 여러 차례 들어왔습니다. 상장을 앞두고 젊은 직원들 사이에 불필요한 동요를 일으키는 것 같아서, 제가 재무이사로서 따끔하게 기강을 잡고 훈계를 좀 했습니다. 아무래도 그 과정에서 저에게 서운한 감정이 생겨 대표님께 엉뚱한 화풀이를 한 모양입니다. 제 불찰입니다. 대표님께 불필요한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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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사장은 처음이라" 박태훈 작가의 온라인카지노 스토리 입니다. 24년차 야생 사업가, 10개 법인 운영 및 50개 아이템 성공 실패 경험, AI Native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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