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많아도 문제다
나도 말이 많은 편이다.
딱히 수다스럽다기보다는 말이 없는 적막함이 두려워 그냥 무슨 말이라도 하고 보는 것 같다.
이유야 어쨌든, 말이 많으면 실수가 많은 건 당연한 일이다.
스스로 투 마치 토커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수다 자체를 좋아하지 않아도 어쨌든 말이 많으니까!
진짜 투 마치 토커를 만났다. 함께 하는 시간이 점점 고문이 되어 가는 체험을 했다.
본인은 무슨 말을 하는 지조차 모르는 느낌이었다.
그냥 입이 있다. 입은 말하라고 있는 기관이다. 그러므로 나는 그 기관을 쉴 새 없이 써야겠다.
그분이 말을 하고 있으면 드는 생각이다. 나는 투 마치 토커라고 말하면 안 되는 거구나!
어젯밤
요양원 밤근무를 하며 그분과 함께 둘이서 일을 했다. 나 아니면 말을 받아줄 사람이 없으니 내가 타깃이다. 정말 끝없이 말을 했다. 하는 말에 대충 반응을 했다. 더 지나서는 듣고만 있었다. 나중에는 뇌를 빼고 있었다.
3시간 30분.
너무 아까운 시간이다.
요즘은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 크다. 운동을 시작하고, 해야 할 일들을 하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알 수가 없다. 낭비하는 시간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아까운 시간을 그렇게 날리고 있자니 속이 타들어갔다.
요양원 밤근무는 교대로 쉬며 어르신들을 보살핀다. 수시로 주무시는 어르신을 체크하고, 혹시 열이 나거나 불편한 부분을 살펴야 한다. 일을 하면서 잠깐씩 틈이 나면 성경을 읽는다.
슬쩍 성경바카라을 꺼내서 펼쳤다. 내가 성경을 읽을 테니 말을 멈춰 달라는 사인이었다. 내 생각은!
성경을 펼치는 나를 보면서도 끊임없이 말을 하는 바람에 결국 내가 성경바카라을 덮었다. 말이 많은 데다가 눈치도 없고, 매너도 없구나 싶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다. 내 아까운 시간을 정말 아무 의미도 없는 수다로 빼앗기는구나 싶어서.. 내가 즐거운 수다라면 스트레스 해소라도 되겠지만!
투 마치 토커는 말이 많은 것이 문제가 아니다. 본인은 말을 하면서 즐겁다. 하지만 다른 사람은 소중한 시간을 빼앗기고 있을 수도 있다. 사실 나도 말이 많으면서도 이 부분을 생각하지 못하고 살았다. 막상 당해 보니,
내가 다른 사람의 소중한 시간을 얼마나 많이 낭비하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말을 하며 의사소통을 하고, 관계를 맺어간다. 하지만 무엇이든 과하면 문제다. 적당한 선까지 말하고 물러날 수 있는 말의 지혜가 필요함을 이제야 깨닫는다.
말이 없이 적막한 시간을 잘 감당할 수 있는 감정적인 능력부터 키워야겠다 싶다. 말을 아끼고 조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내 말로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음을 항상 기억해야겠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