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어디까지 가야 하는 걸까?
자가면역질환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내 몸이 스스로를 공격하는 병이다.
예민하고 약해도 자가면역질환이 없는 것을 그나마 다행이라고 살았다.
이유 없이 몸이 붓기 시작한 지 1년 반이 넘어간다. 몸이 부으면 제일 먼저 신장질환을 의심한다. 당연히 신장검사를 했다. 한의원에서 진맥을 하면 심장과 신장이 유난히 약하다는 말은 항상 들었다. 하지만 일정 수치가 넘어야만 문제가 있다고 보는 양방 검사에서는 항상 정상이었다. 신장 검사는 항상 정상 수치였다.
몸이 붓는 원인을 찾으려고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 몸이 부으면서 그냥 살이 되면서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7kg이 늘었다. 살이 찌는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몸이 부어 있으니 그렇잖아도 항상 피곤하고 지친 몸이 더 피곤하다. 거기에 발목과 다리가 부으면서 저림이 심해졌다. 자다가도 쥐가 나서 뒹굴기가 일쑤다. 급한 대로 마그네슘 오일을 항상 가지고 다닌다.
병원을 옮겼다. 옮겨간 병원의 원장님은 여러 가지 검사로 이상을 찾을 수 없다고, 류머티즘 검사를 해보자고 했다. 류머티즘이 있으면 몸이 붓는 경우가 있다는 설명이었다. 류머티즘은 자가면역질환이다.
검사결과는 자가면역질환이 의심된다는 결론이었다. 자가면역질환을 나타내는 수치가 높게 나왔다. 큰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받으라는 소견서를 받았다. 다시 찾아간 전문의는 류머티즘보다는 다른 자가면역질환이 의심된다는 말이었다. 몇 가지 의심되는 것이 있어서 항체 검사를 해보겠다는 의견이었다.
자가면역질환을 나타내는 수치는 40을 기준으로 배수로 나타낸다고 한다. 40배로 희석해서 항체가 없어지지 않으면 80배로, 그도 안 나오면 160배로 그런 식으로 계속 희석을 해간다고 한다. 나는 1: 160이다. 이 정도 수치면 정확한 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1:40은 보통 사람들에게서도 나오는 수치라 무시해도 된단다.
검사 결과는 류머티즘은 아니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쇼그렌증후군과 루프스 항체가 나왔다. 이걸 다시 초음파 검사부터 다른 검사들을 계속해야 한다고 일정을 잡자고 했다. 쇼그렌 증후군은 눈물샘과 침샘이 염증에 공격을 받아서 침과 눈물을 내놓지 못하는 병이다. 눈마름과 입마름이 심해진다. 10여 년 전부터 눈물이 안 나오고 있는 이유를 알아서 속은 시원했다.
의사는 우선 검사를 진행하는 동안 힘들지 않도록 온갖 약을 처방했다. 어느 것도 내가 먹을 수 없는 약들이다. 기본적으로 소염제는 절대 먹을 수 없다. 약을 못 먹는다고 했더니 의사는 위장장애만 생각했다. 위장장애가 적은 약으로 처방했다고. 정 힘들면 소화제를 더 먹으라고 추가해서 처방을 해줬다.
약을 못 먹을 뿐만 아니라 보통 음식들도 약성이 있는 것들은 조심해야 한다. 그냥 몸이 무너지는 것 같고, 정신이 없어진다. 속이 울렁거리는 것은 기본이다. 물론 어지러움증으로 일어나 돌아다닐 수도 없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내 몸이다. 예전에 어느 한의사가 기본적으로 내 몸은 들어오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흡수하고 남는 것들을 처리를 못하는 것 같다는 의견을 말해 준 적이 있기는 하지만.. 난 이유를 모른다.
병원을 나서며 길게 쓰인 처방전을 보았다. 그대로 접어서 가방에 넣고 돌아왔다. 도저히 먹을 수가 없다는 결론이었다. 또다시 나 스스로 살아내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모든 검사 일정은 일단 취소했다. 검사를 통해 정확한 것을 잡아도 나는 치료를 받을 수 없다.
그나마 의사가 말한 것보다는 증상이 가볍다. 이 정도면 눈마름과 입마름이 심해서 견딜 수가 없다는데, 나는 그럭저럭 살아왔다. 입 마르니까 항상 텀블러에 물을 가지고 다니며 입을 적신다. 눈마름이 심하니까 인공 눈물을 자주 넣으면서 버텨왔다. 하나님의 은혜로 여기까지 살아왔음을 감사할 뿐이다.
생각해 보면 7년 전부터 영양제를 잘 챙겨 먹었다. 영양제도 천연영양제 밖에 못 먹어서 비용이 만만치 않았지만 딸아이의 극성에 내 몸에 필요한 것들을 채워왔다. 빠지지 않고 먹었던 항산화제 덕분에 자가면역질환이 그렇게 심하게 진행되지 않았던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것도 하나님의 예비하심이라 생각하니 그저 감사만 나온다.
어쨌든 자가면역질환이 아무리 나를 힘들게 해도 나는 약으로 치료를 받을 수 없다. 약을 먹을 수 없다.
소염제, 항생제 대신에 먹을 수 있는 것이라고는 항산화 영양제와 싱싱한 야채로 얻는 항산화성분뿐이다.
지금까지 주님의 은혜로 살아왔다. 이후로도 그렇게 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