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초점 안경

세상 모든 일은 적응이 필요하다

by드망

다초점 안경을 한지 한 달이 지나간다.

아직도 적응 중이다.

쉽지 않다


처음 다초점 안경을 해야 한다고 한지 20년을 훌쩍 넘겼다. 이점증이 심한 나로서는 다초점 안경을 낀다는 것이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물론 시도도 안 해 보고 그냥 살았다. 다초점 안경이 일반 안경에 비해서 가격이 있다. 큰돈 주고 맞췄다가 못하게 되면 너무 아까울 거 같아서..


도저히 눈의 초점을 맞출 수도 없고, tv자막조차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좋아하는 바카라도 눈이 피곤해서 한 두 페이지 겨우 읽을 정도가 되자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었다.


눈문제는 이미 할 검사는 다 했고, 오른쪽 눈은 터진 혈관을 빵빵하게 레이저 치료까지 끝난 상태다. 이제 무언가 시력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였다. 50년 가까이 안경쟁이의 삶을 살면서 이런 경우는 경험 많고 노련한 안경사가 더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결론은 다초점 안경 밖에 답이 없단다. 오른쪽 눈은 이미 시력 측정이 안되고 왼쪽 눈에 의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까운 데가 안 보인다고 계속 안경을 벗고 보면서 왼쪽 눈을 너무 혹사시키고 있다고 했다.


어지러워서 못한다고 버텼다. 요즘은 렌즈도 잘 나오고, 가격대가 있는 렌즈는 아래쪽 부분 시야를 많이 확보하기 때문에 괜찮다는 설명이었다. 그래도 망설였더니 지금은 이 방법 밖에 없으니까 일단 해서 한 달간 써 보고 안되면 다시 안경을 해주고 있으니까 걱정 말고 해 보라는 말이었다.


가정의 달이라서 행사 중이라고 90 만원에서 20만 원 할인해서 70 만원이란다. 우선 급하니까 안경을 맞췄다.

걱정했던 것보다는 어지러움은 덜 했다. 고개를 숙이지 말고 눈동자를 움직여서 위아래의 초점을 맞춰서 봐야 한다는데..


잘 안된다!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단다.

빠르면 일주일, 보통은 한 달이면 적응을 한다는데..

나는 아직도 적응을 못하고 있다.

비싼 돈을 안 줬으면 벌써 벗여 던졌을 것 같다.

AS를 해 주겠다고 하지만, 안경에 하자가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적응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환불을 받고, AS를 받는다는 게 영 마음이 불편하다.


결국 언젠가는 적응하겠지 하는 자포자기에 들어섰다.

세상만사 익숙해지려면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다초점 안경이라고 쉬울 리가 있나!


지금은 초점도 못 맞춘다. 아직도 급하면 안경을 벗고 가까운 것을 보는 습관은 버리지 못했다. 그래도 세월이 약이고, 시간이 보약이라니 애써 볼 일이다.

다초점 안경의 편안함이 온전히 내 것이 될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