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 없는 결과는 없다.
열매
꽃이 진 그 자리에
어느새 소리 없이
고운 열매가 달렸어요.
내가 하기 싫은 일을
하고 나면
수고의 땀이 맺어주는
기쁨의 열매
내가 아파서 흘린
눈물 뒤에는
인내가 낳아주는
웃음의 열매
아프고 힘들지 않고
열리는 열매는 없다고
정말 그렇다고
나의 맘을 엿보던
고운 바람이
나에게 일러줍니다
이해인
아침마다 엄마에게 보내기 위해 시를 읽는다.
오늘 아침 이 시를 읽으며 인내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인내
참고 견딤
참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참을 수 없을 것 같은 시간들도 어떻게든 견디다 보니 지나갔다.
지나고 보니 내가 그 시간들을 어떻게 견뎠을까?
나 자신이 너무 무섭다는 생각조차 들 때가 있다.
알츠하이머 말기 시어머니를 10년 가까이 모셨다.
소위 말하는 악한 치매였다. 휘두르는 폭력에 쇄골뼈에 몇 번이나 금이 가는 아픔을 겪었다.
견딜 수가 없어서 그만 놓자고 마음먹었다가 차마 놓을 수가 없어서 견뎠다.
혹시나 요양원으로 보내고 바로 돌아가시면 평생 그 죄바카라감을 견딜 수가 없을 것 같아서였다.
그렇게 이번만 이번만 하다가 10년 가까이를 버텼다.
어느 날 정말 하루아침에 시어머니는 세상을 떠났다.
시어머니가 떠나고 5년째.
지금은 정말 편한 삶을 살고 있다.
주변의 어느 누구보다도 내 삶을 즐길 수 있다.
명절 때도 어느 누구도 찾지 않는다.
그냥 나를 내버려 둬 주는 거다.
요즘은 죽을 것 같았던 그 10년이 나를 살린다 싶다.
그 인내에 대한 대가로, 그 참음에 대한 대가로
내 인생 2막을 찾을 시간과 에너지를 얻었다.
수고 없는 대가가 없음을 다시 생각해 본다.
죽을 것 같은 시간이었지만, 인내할 만했다
그 열매가 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