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을 배려하는 말
말이 얼마나 문제인지 요즘 새삼 깨닫는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속담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우리 요양원은 상반기, 하반기 회식이 있다.
상반기는 함께 일 하는 조별 회식, 하반기는 전체 회식이다.
우리 조 회식 장소를 얘기하던 중. 그냥 다 맞추기 힘드니까 뷔페로 가자는데 의견이 모였다.
마음이 맞았는지 내가 추천한 뷔페를 다른 사람도 추천해서 그리로 다녀왔다. 사무실에서 1인당 3만 원을 바카라정하기 때문에 초과 금액은 각자 부담이다. 모두들 초과 금액 부담을 원치 않았다. 정확히 3만 원에서 1백 원이 빠지는 금액이니 금상첨화였다.
조장이 휙 둘러보더니 먹을 게 없다고 불평이다. 잘 가져다 먹으면서도 딱히 먹을 게 없다고 또 한마디다. 식사가 끝나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도 마지막으로 별로 먹을 게 없다고 불평이었다.
이건 삼진아웃이다!
모두의 니즈를 맞출 수는 없다. 어느 정도 불평을 예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3번 연타는 좀 아니지 않을까..
나는 의견을 모으던 날 근무를 하지 않았다. 대신 적극적으로 그 뷔페를 추천했던 동료가 기분이 별로였다.
그렇잖아도 조장의 독단 때문에 조 분위기가 좋지 않다. 조장도 분위기를 눈치챘는지 선물을 가지고 와서 돌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 말 몇 마디 때문에 그 선물은 헛일이 되어 버렸다.
말, 말, 말이 문제다.
좋다는 말이 안 나오면 그냥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일이다.
간혹 무언가 부정적인 평가를 해야 자신의 위치가 올라간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정말 착각이다. 그런 사람들은 원래 그런 부류로 취급당할 뿐이다. 앞에서 대놓고 말하는 사람이 없으니 본인만 모를 뿐이다.
이번 일도 그런 경우가 아닐까 싶다. 조장으로서 분위기를 풀어 보려고 선물까지 준비했지만, 무언가 권위를 잃은 것 같아서 소위 말하는 가오 잡으려고 그랬나 생각도 해 본다.
어쨌든 기분이 좋지는 않다. 별 말이 없이 맛있게 먹은 사람들 모두를 어딘가 모자란 사람들로 만들어 버린 말이다. 함께 식사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있었다면 결코 나오지 않았을 말이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 게 아니라, 말 한마디로 원수를 만든 형국이다.
그저 말은 조심하고 볼 일이다.
적당한 말을 못 하겠으면 아무 말도 않는 것이 최선이다.
그저 말을 잘하고 볼 일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