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란 어떤 존재일까?
엄마를 부르는 동안
엄마를 부르는 동안은
나이 든 어른도
모두 어린이가 됩니다.
밝게 웃다가도
섧게 울고
좋다고 했다가도
싫다고 투정이고
변덕을 부려도
용서가 되니
반갑고 고맙고
기쁘대요
엄마를 부른 동안은
나쁜 생각도 멀리 가고
죄를 짓지 않아 좋대요.
세상에 엄마가 있는 이도
엄마가 없는 이도
엄마를 부르면서
마음이 착하고 맑아지는 행복
어린이가 되는 행복!
이해인
이해인 수녀님의 시집을 읽고 있다.
'엄마를 부르는 동안'이라는 이 시가 넘기던 바카라갈피를 멈추게 했다. 엄마라는 존재는 과연 무엇일까?
엄마!
열 달을 뱃속에 품었다가 산고를 겪으며 아이를 세상에 내놓는다. 그리고 죽을힘을 다해 키운다. 그리고 그 아이가 자라면 떠나보내고 껍데기만 남는 존재!
내가 생각해 왔던 엄마라는 존재다.
물론 나는 지금도 엄마의 지극한 사랑을 받고 있는 축복받은 딸이다. 그리고 엄마를 정말 사랑한다.
엄마로서의 나는?
당연히 내 아이들을 사랑한다!
우리 아이들은 둘 다 몹시 힘든 아이들이었다. 몸도 약하고, 예민 보스 그 자체였다. 큰아이는 유사 자폐 진단을 받았었다. 하나님 은혜로 정상적으로 잘 자랐다. 둘째는 태어나면서부터 신장 문제로 정말 힘든 시간을 견뎌야 했다.
둘째 또한 하나님 은혜로 자라면서 신장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되었다.
외며느리 역할을 하면서 힘든 두 아이를 키웠다. 죽기 살기로 엄마 노릇을 했다.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자기 인생을 살면 나는 더 이상 쓸모없는, 필요 없는 존재가 될 거라는 생각으로 살아왔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시간을 기다렸던 것 같다.
아이들이 잘 자라고, 자기 삶을 살아가면서 나는 내 삶을 아이들과 분리시켰다. 그냥 없어져도 될 거 같았다. 내 몫을 다 했다고 생각했다. 떠날 수도 죽을 수도 없으니까 그냥 내 삶에 집중하며 살자 했다.
요양원 일을 하면서 자주 엄마라는 존재에 대한 물음표가 생긴다. 80, 90이 넘고, 치매에, 와상으로 누워만 계신 어르신들이 가끔 엄마를 애타게 찾으며 부를 때가 있다. 더러는 본인이 힘들다고 느끼면 엄마를 소리쳐 찾는 분들도 있다.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엄마를 간절히 찾는다. 그럴 때마다 도대체 엄마라는 존재가 어떤 것인지 물음표가 생긴다. 이제는 엄마의 손길이 필요치 않은 아이들, 특히 딸아이가 엄마를 찾을 때는 이해가 안 될 때도 있었다.
이 시를 읽으며 나를 돌아다본다. 나도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는 엄마가 그리웠었던 기억이 난다. 왜 기억을, 그 감정을 잊고 살았을까?
엄마는 단순한 helper가 아니다. 엄마는 고향이고, 안식처였다.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알도록 엄마를 주셨다는 말이 이제야 이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