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owly Slowly

건강관리에도 느림의 미학이 필요하다

by드망

나!

성격이 급한 여자다.

에스컬레이터에서도 가만 못 서있어서 걸어야 된다, 높은 층만 아니면 엘베도 못 기다려서 계단이다.

물론, 밥 먹는 것도 마파람에 게눈 감춘다.

말도 빨라서 발음이 꼬인다.

운동도 요가나 필라테스 스트레칭 같은 정적인 운동은 성정에 안 맞는다. 일단 뛰어야..,


이런 나에게 뭐든지 천천히 해야 한단다.

당뇨 전단계니까 혈당 스파이크 안되도록 밥도 천천히 먹으란다.

나이 들면서 몸이 굳어지니까 요가나 스트레칭을 해야 한단다.

넘어지면 안 되니까 에스컬레이터 타면 가만히 서 있으란다.


안다!

다 안다!

그런데 알아도 실천이 안 되는 걸!

나도 하고 싶다고!

사실은 신경 써서 천천히 하는 것이 싫다. 그냥 내 성격대로 후다닥 거리며 살고 싶다. 하고 싶어도 안된다는 핑계 뒤에 숨어서 그럭저럭 살아왔다.


그런데.,,

며칠 전 우연히 유튜브 알고리즘이 띄어준 영상 하나가 내 생각을 바꿨다.

자율신경실조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말투도 느리고 부드럽게 해야 한단다. 모든 행동을 천천히..


급한 말투와 행동들은 교감신경을 항진시켜서 자율신경의 균형을 깨뜨리기 때문이란다.

나의 자율신경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자율신경을 지키기 위해서도 천천히 부드러운 말투여야 한다.


항상 어지러움과 두통이 있다. 잠을 제대로 못 자는 불면증에 시달렸다. 소화 불량은 기본이다. 몸이 더웠다 추웠다 널을 뛴다. 항상 무기력과 피곤함에 지쳐서 살았다. 언제나 그랬다. 그냥 이게 내 삶의 기본값인 줄 알고 살았다. 나는 몸이 약하고 예민하니까.. 주변 사람들 말대로 별스러우니까..,


7년 전 자율신경실조 진단을 받았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병명이었다. 어쨌든 내 모든 증상을 설명해 줘서 고마웠다.

병원에서조차 정신과 치료를 받으라고 했던 증상들이 실제로 있는 일이라는 것이 오히려 반가웠다. 기능의학과 최고다!


그 후로 자율신경실조를 치료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하고 있다. 뭐 먹고 나았는지 모르겠다는 말대로 어쨌든 조금씩 변화는 일어나고 있다. 아직도 검사상으로는 자율신경실조가 심하다. 하지만 내 몸은 이제 회복 방향으로 턴했음을 느낀다.


잠! 수면이다!

다른 건 몰라도 불면증이 정말 많이 좋아졌다. 아직도 잠이 많이 힘들다. 하지만 이제는 가끔 옆에서 뭘 하는지도 모르고 잠에 빠지는 날도 생겼다. 밤에 잠이 깨는 날도 많이 줄었다.

내 살아생전에 이런 날이 오다니!


그다음은 소화 능력이 정말 많이 좋아졌다. 웬만한 음식은 이제 부담 없이 먹을 정도다. 평생 꿈도 못 꾸던 일이다.

피곤하고 지치는 것도 예전에 비하면 견딜만하다.


자율신경실조증이 나아지고 있음을 몸으로 느낀다. 더 좋아지고 싶은 욕심이 넘친다. 더 잘 자고 싶다. 더 가볍고 명쾌한 몸으로 살아보고 싶다. 급한 성질 못 죽이고 후다닥 거리며 살아도 이만큼 효과가 있었다면..


교감신경 자극을 줄이기 위해 Slowly, Slowly 살아볼 일이다. 천천히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려면 한참 노력할 일이다. 밥도 천천히 먹어야 한다. 운동도 스트레칭을 더 하고 자세 유지를 하며 스트레스받지 않도록 마음을 달래야 한다.


Slowly. Slowly

내 삶의 모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