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환갑여행을 다녀와서
처음에는 우리가 습관을 만들지만 그다음에는 습관이 우리를 만든다
- 시인, 극작가 존 드라이든
가족들의 일정을 다 맞춰 지난 6월 말경, 3박 4일로 거제도로 제 환갑여행을 다녀왔습니다. 6월에 남편의 생일이 있었기도 했고, 해마다 뜨거워지는 한반도의 여름날씨를 피해 일찌감치 여름휴가도 겸사겸사 해결하는 일정이었답니다.
여행 내내 날씨는 변덕스럽지 않고 일정한 온도와 습도로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여행의 질을 좌우하는 날씨는 필연적 동행이라 혹여 태풍이나 이른 장마가 오지 않을까 내심 걱정하고 있었거든요. 또 무엇보다 거제도가 서울에서 왕복 400km가 넘는 꽤 먼 거리라 이동하는 피로감이 가중될까 신경 쓰였는데 다행히도 클리어되어 가벼운 마음이었습니다.
꽤 오래전에 남편과 통영에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답니다. 호수처럼 잔잔하고 에메랄드빛 바다가 어찌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던지 당시 번아웃 증세로 힘들던 우리를 치유해 주었던 기억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거제도는 통영과 이웃동네기도 해서 더 친근하게 마음이 통했던 것 같아요. 해외여행보다 저는 사계절 풍경이 풍부한 국내여행에 더 만족도가 높은 편입니다.
여행이 좋은 점이라면 쫓기는 시간의 가치를 허물어주고 시간의 밀도를 높여주는 것이라 생각이 들어요. 풍경 하나하나에 집중하다 보면 일상에서 느끼는 편안함과 다른 즐거운 흥분으로 하루를 꽉꽉 채운 느낌이 들거든요.
집으로 돌아와 거제도를 다시 기억합니다.
맑고 투명한 남해의 물결이 올망졸망 모인 몽돌해변 사이로 들렸던 '자글자글' 몽돌과 함께 물이 웃던 소리. 데코길 끝에 우연히 만난 횟집에서 처음 먹어본 바위굴과 돌멍게 맛에 놀라던 가족들의 눈망울. 거제도 리조트 앞 밤바다 폭죽소리에 환호하던 가족들의 웃음소리. 여행지를 우리와 따라다니던 도로 옆 수국 꽃다발들. 따가운 태양아래 아름답게 빛나던 섬 외도. 해금강 십자동굴 앞에서 웅성대며 환호하던 사람들. 거제 파노라마 케이블카 크리스털 바닥에 보이던 산속 풍경과 블루투스로 연결되어 들리던 음악소리. 기대 없이 갔다가 희귀 열대수목들로 인해 놀람움 가득 찼던 거제정글돔 식물원.
우리는 여행지의 풍경을 마음껏 휴대폰에 담기도 하고 각자 인상 깊고 사랑스러운 모습이 보일 땐 서로를 찍어주기도 하며 즐겁게 놀았습니다. 3박 4일을 오롯이 무엇을 하며 놀까, 어떻게 하면 더 즐겁고 행복할까를 계획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그 중심에는 여행의 주인공인 저를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이 더없이 즐거웠고요. 여행을 끝내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저는 가족들에게 고맙고 잊지 못할 환갑여행으로 기억될 거라고 고마움을 전달했습니다. 해마다 함께하는 가족여행이지만 이번 여행은 감도가 다르니까요.
저는 가족들에게 저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이 돌아오면 한결같이 원하는 선물이 있습니다. 꽃바구니와 케이크 그리고 가족외식이죠. 눈치껏 챙겨주길 바라는 것은 서로에게 피곤하다는 결론에서 나온 것이기도 했지만 그 이면에는 '엄마의 기억'으로 자리하길 바라는 마음이기도 했습니다. 꽃을 선물하면 상대도 웃음꽃으로 변한다는 즐거운 간접 경험입니다. 가족들은 제철 수국다발 앞에서 돌고래소리를 내는 저를 꽃과 함께 사진에 많이 담아 주었습니다.
각자의 삶 속에 기억이라는 감정은 '반복'으로 새겨지기 때문입니다. 유한한 삶 속에서 우리는 언제고 서로를 그리워하는 시간을 만날 겁니다. 그때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반복해서 찾으려 했던 엄마의 마음을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고 자신의 삶 속에서도 찾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행복을 이해하려면 습관이 필요하거든요.
담아 온 많은 사진 들 중에서 몇 장만 온라인카지노 이웃분들께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