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식히기 위해 계곡을 찾아갔다.
돗자리 하나. 얼려 두었던 생수 한 병.
가는 길에 산 김밥 몇 줄.
선물로 받은 옥수수를 쪄서 챙겼다.
계곡에 도착해 발을 담그니 차가운 물은 예전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몇 번 찾았던 그 계곡.
변한 것은 계곡이 아니라, 이제 그곳에 아이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뿐이었다.
캠핑 의자를 계곡물에 담가 놓고 발을 담갔다.
돌 사이 그늘에 돗자리를 펴고 누워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하늘을 바라봤다.
바람이 찾아와 나무들을 살며시 흔들어 준다.
그 바람 덕분에 몸도 마음도 한결 시원해진다.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차가운 계곡물과 나무 그늘, 김밥 한 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그것만으로도 오늘의 여름은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