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간의 인도네시아 소순다 열도 탐험 #17
30대 초반 무렵
중국과 접경한 울창한 밀림 속에 위치한
태국 고산부족을 찾아갔다가
폭포에 빠져 죽을 뻔한 사고를 겪은 후
나는 발이 닿지 않는 물에는 들어가지 못하는 증상이 생겼다.
인도네시아 동쪽 끝에 있는 외딴 마을 엔데 모니(Moni)에서
서쪽으로 서쪽으로 12일 간을 달려온 인도네시아 여행.
이제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 순간이 온 것이다.
밤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 뭘 할까? 고민하다가
발리 인근 아융강 래프팅이 유명하다는 일행의 꼬드김(?)에 넘어가고야 말았다.
아융강으로 가는 픽업트럭에 타고 가면서도
수많은 내적 갈등을 겪었던 나.
아래 사진을 보면 내 표정이 굳어있는 모습이 역력하게 보인다. ㅋㅋ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래프팅 명소답게
시설도 잘 갖춰져 있고
안전 장비들도 확실하다.
나처럼 하이드로 포비아(물 공포증)가 있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도전 가능! ㅎㅎ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 종종 생각나는 아융강 래프팅.
허당기가 있는 나만
허수아비처럼 오른쪽으로 쏠렸다~ 왼쪽으로 쏠렸다~....
퉁퉁 튕겨 오르는 물살에 귀싸대기도 얻어맞고
결국 어디에 부딪쳤는지 다리에 피가 철철 ㅋㅋ
중간중간 쉬어가는 포인트가 있는데
전 세계에서 모인 청춘 남녀들이 수영복 차림으로
삼삼오오 모여 맥주 및 흥겨운 음악과 함께 춤을 춘다.
흥에 겨운 나머지
내 나이를 잊고 신나게 토끼춤을 추며 엉덩이를 터는데
옆에 있던 러시아 가족들이 재주 부리는 곰 보듯 나를 신기하게 쳐다본다.
볼 테면 보라지~
갑자기 러시아 가족 중
나보다 목 하나가 더 큰 건장한 청년이 일어선다.
"Yo, Brother!
Would you do a dance battle with me? Shake it!
(어이, 형씨! 나랑 댄스 배틀 한판 할래? 몸 좀 흔들어봐!)"
구레나룻을 잔뜩 기른 러시아 청년과는 달리
금발에 하얀 피부를 지닌 겨울왕국 엘사 같은 여동생들도 날 보며 활짝 웃는다.
그래~ 이 맛에 춤춘다. ㅋㅋ
엔트제 그녀가 봤다면 아마 내 팔다리를 붙잡고 말렸을 텐데.
이래서 가끔은 혼자 여행 가야 할 필요가 있나 보다. ㅎㅎ
아융강 래프팅의 명소,
높은 절벽에서 떨어지는 폭포수 스폿.
더위쯤은 박살 내 버리는 폭포수.
저기서는 나이 60 먹은 사람들도 유치원생처럼 소리를 지르게 된다.
다리 힘 있을 때 가보시라 추천드리고 싶다. >_<
물놀이 후에는 항상 배가 고픈 법.
래프팅이 끝나면 간단하게 현지식으로 점심을 준다.
1시간 반 정도의 래프팅에 5만 원 정도의 비용이니
점심에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
그러나 함께 갔던 누나들이 알뜰살뜰 챙겨 온 음식들로 배불리 먹은 집밥 곰선생.
이래서 누나 누나~ 하는구나. ㅎㅎ
2주간의 인도네시아 여행으로
얼굴과 목덜미가 벌겋게 익은 테디.
10년은 나이 들어 보인다. 큭!
이제 진짜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
2주일이 그야말로 순삭이었네.
그동안 고마웠어~
안녕~ 다시 보자. 발리 공항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