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랑 막대기 하나? 심장 쫄깃한 코모도 드래곤과의 조우

12일간의 인도네시아 소순다 열도 탐험 #12

by테디 베어

12박 13일의 인도네시아 플로렌스 여행

이 여행을 마음먹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지구 최강의 파충류 '코모도 드래곤' 때문이었다.


2026년 3월 11일

인도네시아 플로렌스 '라부안 바조'에서 1박 2일 크루즈 투어를 떠난다.


'크루즈'라고는 하지만

관광 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은 탓에 배는 낡고 불편하다.





중간에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사고가 있었다.
크루즈와 섬 사이를 오가는 작은 보트가 너울거리는 파도와
현지 선원의 미숙한 운용으로 뒤집어지고 만 것.

나는 물 하고 상성이 좋지 않나 보다.

20년 전 태국-중국 국경 아카(Akha) 부족 트레킹 할 때도
폭포에 빠져 죽을 뻔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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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데 덮친 격으로
내 폰은 방수가 되지 않는 8년 차 삼성 노트 8.
캠코더도 방수되는 고프로가 아닌 일반 캠코더.

짠 바닷물에 흠뻑 젖은 두 녀석은 요단강을 건넜고
나는 이틀 동안 사진도 영상도 찍지 못했다.
엔트제(ENTJ) 그녀에게 톡도 못하고.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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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은 울적한데 경치는 말도 안 되게 멋지다.


특히 오렌지 빛 석양이 비치는 수평선 위로

수만 마리의 여우박쥐들이 먹이를 찾아 날아오르는 광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폰과 캠코더가 없어 그 순간을 포착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같이 간 일행 덕분에 사진이라도 건질 수 있었으니
천만다행이다.

깔롱 섬 (Kalong Island)의 환상적인 일몰 속에
검은 물결처럼 좌우로 몰아치는 여우박쥐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도 그림 같은 풍경의 일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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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 날 방문한 곳이 바로 코모도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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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Veni, Vidi, Vici!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을 통해 코모도 드래곤을 접했을 때만 해도
실제로 저 녀석을 눈앞에서 보게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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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길이는 3미터를 넘고
최대 무게도 160kg에 달하는 거구.

한 달에 한 번만 먹어도 견딜 수 있고
한 번에 자기 몸무게의 80%까지 먹을 수 있는 녀석이다.

가죽 속에 작은 뼈 조각들이 촘촘히 박혀 있어,
웬만한 공격은 다 튕겨내는 '생체 사슬갑옷(오스테오덤)'을 갖추고 있으며
날름거리는 혀로 공기 중 냄새를 맡아 무려 9km 밖의 먹잇감도 정확히 찾아낸다.





코모도 아일랜드에 가면
펜스나 아무런 보호 장비 없이 오로지
레인저가 손에 든 막대기 하나에 의지한 채 이 녀석들에게 접근하게 되는데

말 그대로 심장이 쫄깃쫄깃해진다.

일행 중 한 분은 무서워서 안 되겠다며
레인저 쉼터에 그대로 남아계셨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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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관광객 중에 코모도 드래곤에게
공격당한 사례가 있는지 레인저에게 물어보니
2019년 싱가포르에서 온 여성 관광객이 실제로 공격당했던 적이 있다고 한다.

코모도 드래곤은 먹이를 주는 사육사를 알아볼 정도로 머리가 좋고
빨리 움직이는 물체를 먹이로 인식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자기들 옆에 딱 붙어서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고 레인저들이 미리 주의를 준다.

그런데 그 싱가폴 여성 관광객은 레인저 곁을 떠나
혼자서 이리저리 사진 찍다가 봉변을 당한 것.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는데

코모도 드래곤의 턱 밑에는 독샘이 있어서
한 번 물리면 피가 멈추지 않고 혈압이 떨어져 쇼크 상태에 빠지게 된다.


돌아오는 길에
코모도 드래곤 피하랴 (말 그대로 녀석들이 사방에서 어슬렁거리고 다닌다),
진흙탕 피하랴
비명 지르기에 여념이 없는 매력적인 중국계 아가씨 한 명을 만났다.

"니 메이쓰 바? (괜찮으시죠?)"
한 마디 건넸더니 총알 같은 속사포 중국어 랩이 돌아온다.

"뚜이부치. 워 쓰 한궈런. 니더 화 팅 부동. 만만 슈어~
(죄송한데 전 한국인이에요.
당신 말을 알아들을 수 없으니 천천히 말해 주세요) "

아가씨가 영어를 할 수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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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모도 드래곤은 무덤새가 만든 둥지를 빼앗아 알을 낳는다고 한다.

스스로 땅을 파서 둥지를 만들기도 하지만,
무덤새의 둥지를 이용하는 것이 온도 조절과 습도 유지 면에서 훨씬 유리하기 때문.

친절한 레인저의 설명을
나도 친절하게 일행들에게 통역해 줬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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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만난 뼈만 남은 코모도 드래곤 미스터 엑스(Mr. X)
뼈만 남은 주제에 까불면 죽는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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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다!
여행은 모험이다~


https://youtu.be/ntXJJwEk1NA?si=ZrINBEAv7K4goOW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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