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고 코 베였는데 왜 웃음이 나지?

태국 방콕에서 육로로 캄보디아 씨엠립까지. 인도차이나 배낭여행 #2

by테디 베어

방콕 카오산 로드에서 여행사를 통해 국경까지 가는 버스표를 예약했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오후 2~3시쯤에 국경에 도착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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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걸어서 국경을 넘어봤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태국-캄보디아 국경 검문소.

버스에서 내려서 저곳을 통과하면 캄보디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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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은 많이 달라졌겠지만

캄보디아 국경에서 앙코르 와트까지 이동할 수단이 만만치가 않았다.


당시 내전이 공식적으로 종료된 지 7년밖에 되지 않았던 캄보디아는

말 그대로 슬롯 재건과 과거사 정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던 시기였다.

거리 곳곳에 붙어 있는 "집에 보관된 총과 수류탄을 자발적으로 반납하라"는 경고문이 신기하면서도 무서움을 준다.


카오산 로드에서 미리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2~3명이 셰어 해서 자가용 1대와 기사를 함께 렌트하는 것이 가장 좋은 이동 방법이라고.

그래서 캄보디아 국경을 건넌 후 한참 동안 흥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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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어찌 흥정이 돼서 차에 탔다.

뒷 좌석에 앉자마자 기절초풍하는 줄 알았다.

기어 조작부가 훤히 알몸(?)을 드러내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뼈대만 남은 기어부를 통과해 아래 도로가 그대로 보였다는 사실.


이 차가 제대로 굴러갈지 걱정이 태산인데

운전사는 여유롭게 휘파람을 분다.

저 차를 타고 캄보디아의 비포장 도로를 족히 2시간 이상 달렸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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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황토색 비포장 도로를 달리던 기사가 갑자기 차를 멈춰 세운다.

휘발유가 떨어져서 주유를 해야 되겠다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주유소가 보이질 않는다.

혹시 석유곤로를 아는가?

석유곤로에 석유를 넣을 때 쓰던 빨간색 뽁뽁이(?)가 달린 호스가 기억날 것이다.

어디선가 나타난 캄보디아 소녀들이 이 뽁뽁이 달린 호스로 휘발유를 말통에 옮겨 담고 차에 주유를 한다.


뭐가 그리 즐거운지 우리를 보며 계속 웃어주는 캄보디아 소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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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일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기사가 "가는 길에 식구들 몇 명을 태우고 싶은데 괜찮냐?"라고 물어본다.

별생각 없이 괜찮다고 했더니 어디선가 아줌마와 아이들 여러 명이 나타나 우르르 차에 탄다.

좀 편하게 가려고 자가용을 렌트한 건데...

갑자기 닭장차가 되어 버렸다.

기사한테 낚인 것이다.

두 눈 똑바로 뜨고 코 베였다.


그래도 이 사람들 얼마나 순박한지 내리자마자 고맙다며 같이 사진 찍자, 저녁 먹자고 성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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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언뜻 봐도 좁은 판잣집에 부담줄 수는 없는 노릇.

그들의 호의를 뒤로 하고 앙코르 와트 근처의 숙소로 이동한다.

이제부터 2박 3일간의 앙코르 와트 구경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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